Sweet과 Savoury를 망라하는 내공 100% 베이커리
저번 주의 일이다. 유명한 베이커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설마 런던 사람들도 맛집에 사활을 걸까 하는 마음에 오후 12시쯤 방문했다. 결국 내 손에 거머쥔 것은 하나 남은 시나몬번. 선택의 여지가 없이 구매한 시나몬번은 이 가게의 내공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오늘은 아침부터 서둘렀다. 8시 오픈이지만 설마 토요일 아침부터 누가 8시부터 갈까 하는 마음에 9시에 도착했다.(설마의 연속이었다.) 토드베이커리가 시야에 들어오면서 연결되어 보이는 사람들의 긴 행렬. 초입에서 큰 종이 쇼핑백 하나씩 들고 나오는 사람들이 보이면서 마음이 초초해졌다. 이번에도 시나몬번 하나 사가면 어떡하나.
기나긴 행렬을 기본값으로 간직하며 30분을 기다린 순서가 다가왔다. 기본적이면서 새로워 보이는 구색. 빵 하나에 4-5파운드(한화 8-9천 원)이라 다 사 먹을 수도 없고, 다음에 또 와볼 것을 기약하며 몇몇 제품을 선택했다.
한입 무는 순간 느껴지는 허브 딜(dill)의 향이 마치 연어 베이글 샌드위치를 먹고 있다는 착각을 느끼게 한 Everything Bagel Croissant(에브리씽 베이글 크로와상)에서부터 옥수수, 폴렌타크림에서 오는 지루할 수도 있는 맛을 할라피뇨 킥으로 한번 꺾어주는 그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Cornbread Croissant(콘브레드 크로와상). 마치 부드러운 슈톨렌을 먹는 듯한 착각이 느껴지지만 샤프론이라는 독특한 향이 내 상상의 나래를 크리스마스에서 우회해 저 멀리 인도 들판으로 돌려놓는 Saffron, Vanilla Tea Cake(샤프론, 바닐라 티케이크).
그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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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부터 사용한 FROG BAKERY(개구리 베이커리)라는 이름이 동명의 미쉘린 레스토랑에게 트레이드 마크 소송이 걸리면서 TOAD BAKERY(두꺼비 베이커리)라는 이름으로 바꾼 뒤 더 승승장구하고 있는 토드베이커리.
런던 동남부의 캠버웰(Camberwell) 지역에 가게를 오픈하기 전, 일여 년에 걸친 팝업을 통한 경험으로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메뉴를 개발한 두 오너셰프.
영국 국민초코파이 격인 자파케이크(JAFFA CAKE)를 토드베이커리식으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친근감 있게 한 발자국 다가가고, 크로와상의 응용이 극에 달한 시장에서 자기들만의 콘브레드 크로와상을 만들어 한 획을 긋고 있는 토드베이커리.
”독창성이란 단지 사려 깊은 모방“이라는 볼테르의 말처럼
소비자에게 친근하면서 새롭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려는 그들의 시도와 열정이 느껴진다.
토드베이커리는 인스타를 위한 곳 같지는 않다. (가게 BGM으로 깔린 시끄러운 테크노 뮤직은 사진에 담을 수 없기에!)
그래서 더 사랑받는 것 같다. 기본적인 맛을 승화시킬 줄 알면서도 가장 기본에 충실한 베이커리기에.
TOAD BAKERY
주소 : 44 Peckham Rd, London SE5 8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