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을 빛낸 가지각색의 꽃다발
졸업식의 영어번역인 Graduation Ceremony가 없는 영국 초등학교.
대신 Leavers Assembly라는 짧은 행사가 있었다.
유치원부터 졸업식의 성대한 향연과 엄마가 챙겨 오는 꽃다발에 익숙한 나에게 빈손으로 가는 ‘졸업식’이 어색하기만 했다.
다른 학부모에게 혹시 꽃다발은 사가냐고 물어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누구? 선생님한테??‘였다. 학생들보다는 당연히 선생님이 꽃을 받는다는 의식은 남을 생각하며 감사함을 표현하는데 익숙한 영국의 문화를 대변한다.
앞에 쭉 둘러앉은 아이들과 뒤편에 참석한 부모들이 아이들의 지난 7년 (reception - year 6) 추억을 편집한 프레젠테이션을 보며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졸업앨범을 건네주는 형식으로 끝이 났다. 그리고 결국 어떠한 꽃다발도 아이들에게 돌아가지 않은 졸업식이었다.
대신 자기 색으로 빛을 내며 저기 앉아있는 모든 아이들이졸업식을 빛낸 가지각색의 성대한 꽃다발이었다.
오늘은 엄마와 선생님의 잘했다는 진심 어린 말 한마디에 만족한 표정을 비친 내 딸의 꽉 찬 마무리이자 큰 시작의 첫 단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