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집의 후덕한 정이 생각나는 7월 영국입니다.
7월은 둘째 귀빠진 달이다.
너무 더워서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산후조리 지침에도 일단 살고 봐야겠다고 에어컨 빵빵 틀어놓고 조리원에서 휴양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영국의 7월은 내 기억 속의 7월과 다르다.
냉면에 빙수대신 따뜻한 야채수프에 행복한 7월이다.
비가 갠 후 잠깐의 파란 하늘을 보여줬던 런던의 하늘은 아직도 남은 비를 머금은 듯하게 변하곤 한다.
여름인데, 내 생각의 흐름은 어느 겨울 을지로 작은 카페에서 마셨던 대추차에 가있다. 작고 허름한 백반집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찌개를 생각한다.
요즘 런던에도 백반집이 생겼다. 몇 첩 반상이 나오고, 테이블 중앙에 휴대용 버너가 올라간다. 근데 난 궁금하다. 영국인들이 작고 허름한 음식점의 감성을 알까? 한국문화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반찬 하나, 밥 몇 수저 더 담아주는 ’정‘을 이해할까? 아무리 포장해서 따라 해도, 그 정이라는 문화의 정수가 없다면 수박 겉핥기인데. 백반집 오픈하신 사장님이 꼭 그것을 알려주셨으면 한다. 작고 허름한 속에 숨겨진 한국의 따뜻한 ‘정’ 문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