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디자인, 개발, 마케팅,...얼추 6~10명?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기업이 있다고 가정하자. 플랫폼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가 필요하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업을 담당할 사람이다. 돈이 아무리 많은 회사라도 그 자금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사업을 이끌어나갈 사람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 원론적인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팀빌딩을 해야할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여러 의견이 존재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와 최소 인원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우선 해당 사업을 이끌 PO(Product Owner) 또는 PM(Product Manager)이 필요하다. 반드시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보통 PO 또는 PM은 기획자가 맡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여기서 기획자는 서비스 기획은 물론 사업 기획, 전략 기획 등의 경험을 두루 갖춘 사람을 말하는데 만약 C레벨의 누군가가 사업 기획과 전략 기획을 서포트해줄 수 있다면 서비스 기획에만 능통해도 플랫폼 사업을 리드할 수 있다.
기획자가 PO 또는 PM를 하는 것이 좋다는 이유는 보통 기획자는 개발, 디자인, 마케팅 영역의 직무에도 어느 정도 지식과 인사이트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거꾸로 말하면 이런 것을 갖추지 못한 기획자는 플랫폼 사업의 리더로서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꼭 기획자가 아니어도 PO나 PM이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발자나 마케터 등의 경력자라도 앞서 언급한 것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면 그 반론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겠다.
기획자는 쉽게 말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그런 기획자가 어떻게 사업을 전개할지, 고객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어떤 전략을 세울지 등을 감안하여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일단 첫 단추는 잘 끼우는 것이다.
기획자 다음으로 필요한 인력은 디자이너와 개발자이다. 디자이너는 기획자가 그린 밑그림에 해당 플랫폼의 컨셉과 색깔을 입히는 역할이다. 그리고 개발자는 그것을 가지고 실제 프로덕트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이 과정에서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유기적으로 잘 논의를 해야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사람은 각기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기획자의 의도와 디자이너의 의도가 다를 수 있다. 개발자의 의도는 또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프로덕트가 나올 때가 수시로 소통을 하면서 오해가 없도록 해야한다.
프로덕트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고 런칭 시점이 정해졌다면 추가 팀빌딩으로 필요한 인재는 바로 마케터이다. 아무리 좋은 플랫폼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그것이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데 그런 점에서 볼 때 마케터는 플랫폼이 세상에 나온 시점에서 키를 쥐고 있는 사람이다.
간혹 마케터가 이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아직 어떤 플랫폼을 만들지 확립도 안 되었는데 초기 팀빌딩 단계에서 마케터를 합류시키는 경우도 존재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잘못된 판단이다. 물론 마케터의 빠른 투입은 프로덕트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마케팅을 더 잘 할 수도 있긴 하지만 인건비 측면에서 보면 자칫 낭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팀빌드업 단계에서는 기획, 디자인, 개발이 우선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다만 마케터가 너무 늦게 팀에 합류한다면 프로덕트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여 잘못된 마케팅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앞서 플랫폼에 대한 윤곽이 잡히고 오픈 시점이 정해진 즈음이 좋다고 언급한 것이다.
초기 스타트업이나 기업의 신사업부라면 아직 매출도 올리지 않은 플랫폼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팀빌딩을 각 직무별로 최소 1명씩 했다면 벌써 4명을 뽑은 것인데 이걸로 끝이 아니다. 실제 플랫폼이 오픈되면 그걸 운영할 인력과 영업을 담당할 인력도 충원되어야 한다.
거기에 더해 최근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비스를 고도화할 기획자도 더 있어야 하고, SNS를 운영한다면 마케터도 증원될 것이다. 개발자도 혼자서는 무리인데 프론트엔드, 백엔드, 서버 등으로 세분화한다면 팀 인원은 계속 늘어난다.
이렇게만 봐도 얼추 10명이다. 보통 기업에서 직원에게 주는 연봉과 4대 보험, 복리후생, 장비 등의 부대 비용을 고려했을 때 1명당 1억원이 소요된다. 결국 10명을 채용하면 1년에 10억원의 예산이 드는 것인데 플랫폼 사업은 그렇기 때문에 궤도에 올라 성공하기 전까지는 돈 잡아먹는 기계 소리를 듣는다.
물론 팀빌딩을 제대로 하지 않고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소수의 구성원을 갈아 넣어야 하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인력을 제대로 갖추어도 성공할까 말까이기 때문에 정말 어려운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