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선택 이후의 행동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어학연수 1년, 여행 1년, 외국대학 2년까지 총 4년을 외국에서 보냈고 현재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별로 특이한 이력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한국에 돌아왔을 때 모든 사람의 반응은 똑같았다.
왜 한국에 돌아오려고 한거야?
매번 같은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지리멸렬하게 느껴져서 그렇지 궁금한 마음은 십분 이해한다.
한국의 악명은 나날이 드높아지는 반면, 한국의 장점에 대해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리라.
결국 직접 나가보고 최소 몇 년의 어리숙한 타향살이 숙련 과정(?)을 거쳐서야 비로소 몇 개의 깨달음이 오는 법이다.
잠시 멈춰 생각해보라. 한국이 정말 헬조선이라면...
그림자가 있다는 말을 반대로 하면 빛이 있다는 것이다.
앞선 질문에 답이 꺼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가 느끼기에 사람들은 나가보고는 싶은데, 시간과 돈은 또 아끼고 싶으니 내 경험을 발판삼아 ’외국살이가 정답인지 아닌지‘ 답을 내리려는 것 같았다(물론 아닐 수도 있음).
나도 최선을 다해 그들의 판단을 도와주고 싶지만.. 결국 내딴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케바케(case by case)라 본인이 나가봐야 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해줄 수 밖엔 없다.
만일 내가 타지에서 몇십년을 산 외국생활 만렙(?)이더라도 외국에서의 모든 삶을 단정짓고 정답이니 아니니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떠난 외국에서 생각지도 못한 좋은 기회와 경험을 얻을수도, 반대로 누군가는 모든 걸 빠릿하게 계획하고 나갔어도 기대 이하의 경험을 하고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글을 읽을 이유가 무엇이냐.
사실 없다.
그래도 당신이 출국 이전에 생각할 거리 하나는 있다.
우리 한국인들은 인생엔 ‘옳은 결정 or 옳지 않은 결정’ 둘 중 하나만 있다고 생각한다.
전 생애에 걸쳐 나이에 맞게 완수해야하는 것이 정해져있는 ‘나이 문화’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어학연수가 시간 낭비고 취업엔 도움이 안된다는 소리를 들으면 해보고 싶어도 그냥 포기한다.
아니면 결정을 내리는 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곤 한다. 심지어 그 결정에 몇십 년이 걸리기도 한다.
나는 그것이 잘못됐다고 얘기하고 싶다.
사실 인생에서 무엇을 선택했는지는
별반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선택 이후,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내 2022년도 귀국행이 옳았는지는 2022년에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로부터 10년, 20년 이후의 내 발자취가 증명할 것이다.
나는 과거 내 선택을 증명하기 위해 지금 당장은 그것이 옳았다고 믿고 정진할 뿐이다.
앞으로 내가 충분히 증명하지 못 한다면 나는 탈조선(?)할 수 있었던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사람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좋다! 그것마저도 내 선택이었으니까 말이다.
결국 내게 있어 귀국이라는 결정은 지금 나한테만 정답이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만의 답이 있다. 그게 옳은지도 행동하지 않으면 모르고, 몇십 년이 지나지 않으면 모른다.
그래서 당신이 외국생활에 욕심이 난다면 지금, 직접 움직이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