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이동해도 영혼이 따라오기까지 숱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 이동할 때마다 느끼고 있어요. 인디언들이 말을 타고 여정하다 말을 잠깐 세우고 영혼이 도착하기를 기다린다는 얘기를 듣고 공감했어요. 나도 어딘가 다녀오면 내 영혼이 도착하도록 기다리거든요.
하늘님의 영혼은 이미 도착해서 하늘님과 함께 기거하고 있겠지요?
불현듯 영혼이 도착했나 궁굼해서 물어봤어요.
무슨 귀신 씨낙까리냐고? 하늘님이 이해 못할 수도 있겠지요.
작년 여름 독일의 베를린으로 떠나 그곳에서 일 년 가량을 살다가 얼마 전 한국에 귀국했다.
몸이 여기 와 있는 건 분명한데, 나의 영혼은 무사히 도착했을까?
파독간호사 의옥 선생님의 메일을 받고 새삼 내 영혼의 행방을 살펴본다.
이건 베를린 어딘가에 여전히 머물고 있는 나의 영혼이 쓰는 이야기.
말이 아니라 비행기를 타고 와서
더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