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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스 Mar 28. 2024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것

<아이들은 왜 자연에서 자라야 하는가> 독후감상문

생태 전문 출판사 그물코 판권의 영미 에세이다. 2003년 발행된 책으로 현재는 절판되어 도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목만 보면 자칫 교육 서적이나 육아 서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자연에서 나고 자란 두 아버지의 에세이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읽으면 좋을 도서다. 오늘날 우리 아이들은 인류 역사상 자연과 가장 동떨어진 삶을 살아간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뛰어놀고 디지털 매체에서 재미를 좇으며 자라나는 아이들은 미성숙한 어른이 되리라고 단언한다.


 저자들의 아련한 추억이 있는 광활한 자연이 좋은 이유는 저서를 읽다 보면 쉽게 수긍이 되기 마련이다. 온갖 살아 있는 생명체 사이에서 유년 시절 저자들은 온종일 시간을 보냈다. 자연은 친구이고 특별한 장난감이고 때로는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했다. 자연에서 우리는 귀한 식량을 얻기도 한다. 이렇듯 자연은 우리의 일부나 다름없다. 자연과 공존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우리의 삶은 더욱 윤택해졌다. 학교와 집의 거리는 보다 가까워졌고 가는 길목은 아스팔트가 포장되어 있어서 흙을 밟을 염려는 없다. 눈비가 오는 날이면 부모가 학교 앞까지 차로 편하게 데려다주는가 하면 지하 통로나 비를 막지 않게 설계된 좋은 저택도 있다.


 아파트에 보기 좋게 설계된 조경이 유일한 자연인 우리 아이들은 그 작은 자연조차 들어가면 큰일이 난다. 보기 좋으라고 꾸며 놓은 화단이 망가지니 말이다. 자연을 훼손하고 일군 도심은 그 산뜻한 공기와 볕마저 쐬기가 어렵다. 아이들은 하교와 동시에 일명 학원 뺑뺑이를 돌다가 어스름해질 무렵이면 비로소 집으로 돌아온다. 주말이면 집 근처 쇼핑몰이나 영화관에서 시간을 보내니 바깥공기 한 번 마시기 어려운 세상 속에 아이들은 자라난다. 바깥이라고 해봤자 인공 구조물이 가득한 인위적인 공간이다. 하늘과 볕을 막아주는 빼곡한 건물들 사이에 우리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은 딱딱하고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뛰어논다. 플라스틱과 철제로 꾸며진 놀이터에서 놀지만 그 속에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어떤 자연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부모 세대만 하더라도 자연은 삶의 일부였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자연을 접하기 위해서는 마치 '체험'처럼 부러 찾아 나서야 한다. 또한 지금 아이를 키우는 부모마저도 자연이 익숙한 세대가 아니므로 '자연 체험'을 위해서는 큰마음을 먹어야만 한다. 우리 부모들은 주말이면 너무 피곤하고 자연에 가면 아이들이 다치거나 옷이 더러워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점점 사라지고 있는 자연을 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연에는 삶이 있고, 철학이 있고, 생명이 있다. 자연에 있는 아이는 부모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스스로 배우고 무한한 상상력을 펼친다. 자연 안에서 공존하는 무수한 생명체와 교감하고 친구가 된다. 눈이 다친 개구리와 절룩거리는 고양이를 보며 아픔을 나누고 참나무 아래에 살고 있는 장수풍뎅이 유충을 하염없이 관찰한다. 배춧잎에 두둑이 붙어 있던 배추흰나비 애벌레를 데려와 나비가 되는 과정을 세밀하게 구경하고 감탄한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도심 속 자연의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매캐한 매연을 코 끝으로 마실 수밖에 없는 현실과 삭막한 도심 속 우리들은 이미 자연을 훼손한 업보를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해마다 점점 늘어나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아동의 수와 아토피 질환자의 수만 놓고 봐도 그렇다.


 멀어지는 자연을 부러 찾으러 나서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주말이면 아이들과 자연에서 놀기 위해 애쓰는 일상이다. 도심 속 아이들이 자연을 보다 자주 접할 수 있는 현실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교실에서 배운 것보다 학교를 빼먹어가며 대자연 속에서 놀면서 배운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은 놀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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