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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스 Apr 02. 2024

행복하게 늙어가기

<행복의 조건> 책 이야기

 우리는 푸른 초원 위에 쭈그려 앉아 빼곡한 세 잎 클로버들 사이에서 네 잎클로버를 찾곤 한다. 네 잎클로버의 '행운'이라는 꽃말을 좇으며 가까이 있는 '행복'의 세 잎 클로버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러나 초원에 가득한 세 잎 클로버처럼 행복은 행운보다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오늘, 걸을 수 있는 두 다리, 책을 읽을 수 있는 두 눈,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혀와 튼튼한 치아,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안위. 행복이란 그런 것이다.


 유년 시절의 행복은 부모의 양육 태도에 따라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억압과 통제가 많은 가정의 아이는 그 행복도 통제받는다. 유년 시절만큼은 부와 행복이 비례하지 않다는 말을 입증한 셈이다. 자유롭게 뛰어노는 아이는 고액의 과외를 받는 아이보다 행복하리라. 


 부모가 된 어른들은 자녀들의 행복을 위해 남은 인생을 몸 바쳐 헌신한다. 그만큼 유년 시절은 한 사람의 인생을 놓고 보면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며 혹자는 유년 시절의 행복이 여생의 행복을 좌우한다고 한다. 학자마다 가타부타 주장은 팽배하지만 유년 시절의 따뜻한 추억들은 노년 시절에 한 번씩 꺼내보는 눈부신 보석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암울한 유년 시절을 겪은 성인들이 남은 여생을 절망적으로 보낼 필요는 없다. 지난날에 어떤 추억을 갖고 있느냐 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기억하느냐다. 길에서 마주친 돌멩이를 보고 어떤 사람은 '걸림돌'이라고 여기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디딤돌'이라고 생각한다. 유년 시절은 눈앞의 돌멩이처럼 이미 일어난 현상에 불과하다. 먹구름이 끼어 있다면 낙담할 것이 아니라 우산을 챙기면 된다.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딛고 일어서느냐가 어떤 유년 시절을 보냈는가 보다 중요하다.


 불로초를 찾아 동쪽 바다를 건너간 진시황도 운명을 거스르지 못한 것처럼 모든 생명은 불씨가 꺼지기 마련이다. 그것은 지위와 자본 그리고 지혜의 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인생의 자연스러운 순리와 같다. 10년 된 소나타가 폐차 지경에 이르는가 하면 20년 된 아반떼는 제법 탈 만하다. 자동차는 연식보다 평소에 차를 어떻게 관리하고 어떤 운전 습관을 가졌느냐가 더 중요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면 죽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무엇을 먹고 어떠한 사고를 하고 어떻게 건강을 관리했느냐가 중요하다. 관리가 소홀한 신체는 각종 질병에 시달리다 시름시름 앓게 되리라. 


 건강하고 보기 좋은 몸매를 가꾸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처럼 내면을 가꾸는 일도 중요하다.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마치 내면의 정서와 심리를 운동하는 것과 같다. 평생 교육은 보다 젊고 즐거움이 가득한 노년을 맞이하게 되리라. 긍정적인 노화란 어제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배우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남은 여생을 보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행복이다.




정원은 결코 보채는 법이 없다. 정원의 화초들은 눈에 덮인 채 홀로 내버려지더라도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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