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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스 Sep 24. 2024

초소형 인간의 탄생

<제3인류 2>를 읽고

 지구가 인류를 창조해 낸 것처럼 인류는 아니 농업기술연구소 6인은 새로운 생명을 창조해 낸다. 그것은 바로 초소형 인간, 에마슈. 에마슈의 생김새는 인간과 다를 것 없다. 그 크기만 17cm로 줄어들었을 뿐. 또한 그들은 태생이 아닌 난생으로 태어난다. 


 지구는 자신의 검은색 피를 착취하고 자신의 몸을 무작위로 사용하는 인류를 거듭 고뇌한다. 먼 옛날 공룡처럼 인류를 멸망시킬 것인가. 인간이 죽든 지구가 죽든 남는 것은 공허뿐이리라. 인류가 소멸한 우주는 침묵과 어둠만 가득하리라. 지구는 인간을 지키되 그들을 벌하기로 했다. 지구의 분노는 지진, 폭풍, 회오리바람, 화산 분출, 역병 등의 징벌로 이어졌다. 그중 인수공통 감염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진 대목은 코로나 팬데믹 시절을 상기하게 했다. 지독한 바이러스는 대학살 후 겨울이 가듯 소리 없이 사라졌다. 


 태초의 에마슈는 성선설에 의해 창조된 것처럼 보였다. 그들에게는 '악'은 물론이고 한 줌의 욕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인간은 그들에게 술을 주고 종교를 세뇌했다. 술을 마신 에마슈들은 섹스하고 자손을 번식시키기 시작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던 에마슈들에게 종교를 입히자 죽음과 공포가 일치했으며 인간을, 거인을 신으로 떠받들었다. 


 에마슈는 인간에 의해 인간을 위해 길러졌으며 희생되었다. 인간은 무모하고 불가한 일들을 에마슈들은 거침없이 수행했다. 에마슈는 인간에 비해 번식력이 좋았다. 초소형 인간의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요원 중 하나였던 에마슈 109는 임무 수행 중 낙오되었고 거인들의 세상에서 필터 없는 현실을 마주한다. 


 그들은 인간의 부속품인가, 초소형 인간인가. 고통을 느끼고 번식력이 있으니 동물인가. 인간과 닮았으니 또 다른 인간이지만 거인과 섹스를 하고 자손을 번식시킬 수 없으므로 인간은 아닌 에마슈. 그들은 과학의 진보인가 쇠퇴인가. 에마슈 109의 행보가 십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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