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류 5>를 읽고
가이아,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번식력을 지니고 있다. 번식력 없는 개체는 소멸을 피할 수 없다. 태초의 에마슈는 백지처럼 희고 순수해서 번식하지 않았다. 이후 보급된 종교와 술로 인해 그들은 인간처럼 섹스를 하고 자손을 낳았다. 프리드만 박사는 그가 만든 로봇 '카사노바 006'에게 자아와 번식할 수 있는 생식기를 부여했다. 수컷 로봇은 제우스가 그러했던 것처럼 자신의 아버지 격인 프리드만을 종국에 살해한다.
46억 살, 아직 젊다고 느끼는 지구는 소행성과 결합하고 싶다. 지구도 생명이니 번식하고 싶은 것이리라. 지구는 그가 창조해 낸 인간에게 수많은 감정을 느낀다. 자신의 검은 피를 마구잡이로 착취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인간에게 지구는 지진, 화산 분출, 감염병, 허리케인 등으로 벌을 주었다. 지구는 공룡처럼 인간을 멸종에 이르게 할 수도 있지만 생각을 전환했다. 인간의 도움으로 지구는 번식하고자 한다.
지구는 소행성인 테이아 13과 결합하고 싶었다. 그러나 인간은 지구와 그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그런 경험을 빼앗았다. 인간과 에마슈는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을 기적적으로 막았다. 지구는 경험을 빼앗겼다고 느끼고 인간은 지구를 지켰다고 해석한다. 여왕 에마 109는 알고 있다. 지구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지구도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극진한 사랑을 받는다. 부모의 애정 어린 손길은 다양한 생김새만큼 다채롭다. 강압적인 부모의 태도도 괴롭지만 경탄스러운 부모 또한 괴로움이리라. 부모가 자식에게 대하는 태도는 다를지라도 그 시작은 '사랑'일 것이다.
부모가 있어야 내가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지구라는 행성이 없었다면 인간은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한낱 혀의 달콤함을 위해 말 못 하는 동물의 살점을 도려낸다. 피 흘리지 않는 나무를 베고 식물을 꺾어 자산을 증식한다. 깊은 땅굴 아래 흐르는 검은색 석유를 착취하며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무분별하게 사용한 자연은 시름시름 앓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의 터전인 지구를 아끼고 환경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