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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별난 Sep 10. 2024

리그오브레전드-세상

버스 타실래요?

에필로그


평화와 배움의 운


제 팀 운이 좋다고 말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평화의 운이었습니다. 함께한 게임에서 싸우는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누군가 화를 내도 대부분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로 탓하며 싸우는 게임수가 적었습니다. 승률은 올라갔습니다.

 

둘째, 배움의 운이었습니다. 감정 컨트롤을 연습하며 배우고 익히는 것이 많았습니다. 다음은 게임하면서 만난 여러 유형의 팀원들입니다.


사과하는 팀원

저에게 큰 문제가 아닌데도 사과를 합니다. 저는 이런 팀원을 만나면, 항상 "(오글거리며) 괜찮아, 오히려 고마워. 너 덕분에 롤에서 새로운 상황을 경험했어"라고 말하며 따봉을 보냅니다.


실력은 뛰어나지만 우쭐대는 팀원

팀원 탓을 하며 명령조로 말하다가 게임을 끄겠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저는 그가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멋진 플레이를 했을 때, 따봉을 아끼지 않으면 이 팀원은 실력발휘 할 수 있습니다.


화가 나서 게임을 하지 않고 채팅만 하는 팀원

이런 경우, 저는 그가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보자. 너 없으면 져." 응원하고 격려합니다. 그리고 말없이 내 할 거 하면서 기다립니다. 이 이후는 본인의 몫입니다.  이외로 다시 자기 할 거 하며 게임할 때도 많습니다.


싸우는 팀원들

팀 내 싸움이 벌어질 때도 있습니다. 이 판은 패로 이어질 때가 많습니다. 상대팀의 파상공세를 당해낼 수 없습니다. 이럴 때는 실전에서 이 공격들을 막아내는 챔피언 조작능력에 집중합니다. 실전에서 연습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지 모릅니다.


패드립을 하는 팀원

"정말? 우리 엄마가 그렇다고? 고마워 알려줘서.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 하고 더 이상 반응하지 않습니다. 반응이 없어야 팀원의 감정을 사그라트릴 수 있습니다.


칭찬을 해주는 팀원

기분 너무 좋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더 잘해보려고 의욕을 불태웁니다. 따봉 이모티콘은 기본입니다.


누구나 순간적으로 감정이 폭발할 때가 있습니다. 이에 반응하지 않기로 선택해야 첫 번째,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상대의 치솟는 감정도 마주할 대상이 없으면 사그라듭니다. 기분이 좋을 때는 모든 것이 가능해 보이지만, 감정은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좋은 때와 나쁜 때가 있으며, 나쁜 감정을 제어하는 힘은 짜증과 화를 억제할 수 있게 합니다. 이 힘을 기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바로 어려운 순간들입니다. 게임은 이런 순간들을 자주 제공하며, 이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팀원을 만나더라도 팀 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롤을 하면서 만난 팀원들 대부분이 인정받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제가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보이는 몇몇 행동과 유사하며,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인정받고 싶은 감정들과 비슷했습니다.



소통의 통로


가만히 어릴 적을 생각해 보니, 부모님의 싸움소리, 아버지 발자국 소리에 방 문을 닫던 때가 생각납니다. 부모님과 소통이 단절되기 시작하고 가는 곳은 이불속이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아이들이 있다면, 이제는 이불을 벗어나 다양한 선택이 있는 세상입니다. 챗GPT, 쇼츠, 유튜브, SNS 등등. 이것들이 있어서 아이들과의 소통이 줄어든 게 아니라, 소통의 문제는 변함없이 늘 있던 건데, 단지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것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릴 적 이불속에서 지냈던 시간에 인터넷이 있었다면, 저도 다양한 영상을 계속 보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소통의 문제는 외부의 발전 때문이 아니라, 내부에 있는 건 아닌가? 그 옛날은 그래도 가봐야 집이라 소통의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은 심해지면 기회가 더 적어질 수 있겠구나. 이 통로를 안내해 줄 수 있는 버스는 무엇이고, 어떻게 타야 할까?'라는 생각이 책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작가의 말


버스 타실래요?


덜컹덜컹. 나는 아직은 익숙지 않고, 서투른 내 마음의 버스를 운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두렵지 않다. 배우고 익히며 버스 사용법을 알아가고, 용기를 내어 가속페달을 밟고, 마음의 브레이크 조작법도 배우고 있다. 내 세상을 한 발 더 넓히기 위해 세상 밖으로 멀티(확장)하러 나아가자. 얼마나 왔을까. 처음 보는 세상이다. 이곳에서 버스를 환승하면 되는 건가. 다음 버스가 올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늘 아득한 곳 저 멀리 있던 것만 같던 버스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바라본다. 설레고 벅차다. 후~우 


끼~~~ 익 (버스가 서는 소리)

드~르~륵 (버스 문 열리는 소리)


"안녕하세요. 세상을 넓히셨네요. 많이 기다리셨죠. 오늘도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버스 타실래요?"


나는 지체 없이 이 버스에 올라탄다.


"멀티 버스에 타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멀티 버스가 다니는 노선은 타인의 우주(마음)입니다."


자신의 우주와 타인의 우주를 운행하는 멀티 버스의 노선표를 보았다.

소통선: 나-?-딸-아빠-엄마-친구-동생-형-누나-사위-며느리-고모-이모-이웃-동료-개미-나무-하늘-땅....... 그리고....

우주만큼이나 길게 이어져 끝이 안보였다. 내가 위치한 자리에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그들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곳에 소통선이 있었다.


노선표 옆으로 버스기사의 이름을 보았다.

버스번호: NO.33
버스기사: 행복 감사 존중

버스는 이미 출발했고, 난 그들의 마음을 궁금해하고 있었다. 다음 역이 어딘가 노선표를 보며, 나로 시작한 이 소통선의 종점이 어디인지 궁금했다. 그 종점은

소통선: 나................... 그리고....... 나라는 별

이었다. 결국 나에서 시작된 소통은 나로 끝난다?


"맞습니다. 소통의 시작은 나와의 소통입니다. 그 끝도 나와의 소통입니다. 다음 역 '?'는 생각이 정해지시는 순간 정해집니다. 이미 노선표에 있는 분을 생각하시면 그분의 우주(마음)에 먼저 갑니다. 그러면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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