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푹 빠져서 보고 있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정확히는 채널이라기보다는 그분이 나오는 콘텐츠를 찾아서 본다고 하는 게 더 맞겠다. 본인이 운영하는 채널도 있지만 여기저기 많은 곳에 초대를 받아 패널로 참석하는 곳이 많은 분이다.
광수의 복덕방을 운영하시는 부동산 전문가 이광수 대표가 그분인데 그분이 나와서 얘기하는 주제인 부동산 관련된 내용도 좋지만 내가 관심하는 것은 그분의 화술, 정확히 말하면 처음 본 사람 처음 온 자리에서 그 사람이 대화를 시작하는 태도다.
요즘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 된다는 드라마의 대사 때문에 그와 관련된 책들도 서점에 나와 있는 걸 봤지만 사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즉 프로의 세계에서 기분을 다 드러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결국 남는 건 자신도 잘 느끼지 못하는 말하는, 그리고 행동하는 태도이다.
태도는 곧 그 사람이 상대에게 보여주는 예의이고 더 나아가 신뢰감 전달의 표출이다. 적절한 예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리 맞는 말을 바른말을 해도 태도의 문제로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를 특히 정치인들을 보면서 느낄 때가 많다.
영업은 설득과 납득의 예술이라고 할 때, 상대를 설득하여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팩트와 신념을 정확한 어조로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더 중요한 것은 상대가 설득되고 납득될 준비를 처음부터 갖추게 하는 것일 것이다. 100%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0.5%라도 채워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만약 그것이 AI시대에 비대면으로 고객과 영업미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라면 더더욱 중요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가인지 캠퍼스에서 본 세일즈 컨설턴트 황현진 대표의 대담에 많은 팁들도 인상 깊었으나 그 외에 내가 경험한 내용을 몇 가지 말해 보고자 한다. https://www.gainge.com/contents/videos/1933
1. 첫째, 가능한 한 상대를 칭찬하는 것으로 시작하라.
좀 뜬금없는 얘기지만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남성들은 대부분 공통적인 말습관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상대 여성을 칭찬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차려입은 옷, 잘 먹은 화장, 들고 나온 액세서리의 매치등을 칭찬함으로써 부드러운 대화를 위한 준비를 마친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따로 있다. 상대를 칭찬하되 일반적인 내용으로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오늘 노력한 것에 대한 칭찬을 하라는 것이다. 상대가 오늘 특별히 노력하거나 아니면 상대가 다른 이들에게 노력한 것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들을 캐치하여 칭찬을 하는 것이다.
예전 어느 고객사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그때만 해도 전문커피 메이커가 많지 않았을 때이고 자판기는커녕 탕비실에 믹스 몇 개, 녹차 몇 개 정도를 그릇에 담아 놓고 손님께 대접하는 게 일반적일 때였는 데 그 회사는 보기에도 전문적으로 보이는 커피 메이커를 설치하고 그때만 해도 생소한 이름의 다양한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게 준비해 놓고 있었다.
"사장님. 직원들이 아주 좋아하겠어요. 커피 취향도 다르고 민감한 직원들을 위해서 저렇게 준비해 주셨나 봐요. 다들 좋아하죠?" "네. 그럼요. 사실 제가 커피를 좋아해서 원해서 마련한 건데 직원들도 많이 좋아하는 거 같아요."
난 무심하게 지나치지 않고 그 기계를 언급함으로써 전문적으로 커피를 즐기는 회사 사장님 개인의 고급 취향과 직원들의 취향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경영자로서 사장의 배려를 동시에 칭찬한 셈이고 자연스럽게 호감을 주는 효과를 본 것이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춤을 열게 하는 열쇠가 된다.
2. 두번 째, 고객이 지금 가장 관심 있어하는 업무 외의 관심사를 캐치하라.
한때, 지금도 그렇지만 캠핑은 많은 사람들, 특히 초등학교나 유년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엄청난 관심사다. 대부분 도시에 살다 보니 아이들에게 자연을 접하게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그것을 만들었다고 보는 데 아무튼 캠핑에 진심인 사람들이 많다.
내가 한국 교육학술정보원 영업을 할 때 처음 담당자를 만난 날의 일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고객이 캠핑에 진심인 것을 알게 되었다. 난 그때 캠핑에 전혀 관심도 가본 적도 없는 사람이었지만 전원주택에 살고 있다는 것을 얘기하며 텐트를 칠 수 있는 데크를 설치한 얘기며, 모닥불장을 만든 얘기며, 아무튼 그분이 좋아하는 대화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 고객은 굉장한 친밀감을 표시하며 나중에 우리 집에 한 번 방문할 수 있겠냐는 지금 생각하면 좀 무리한 부탁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고객과 그렇게까지 대화를 발전시킨 이상 영업이 많이 수월해 질수 밖에 없다는 건 자명한 일이다. 이 역시 포인트는 이것이다. 모든 고객과 내 취미 관심사가 동일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고객이 좋아할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나의 상황을 매치할 수 있게 하는 훈련을 해보는 것이다.
낚시를 좋아하는 고객이면 낚시에 미쳐있는 친형에 대해서 얘기해 보는 것. 골프를 치지는 못해도 적어도 골프를 좋아하는 내 회사의 사장님이나 회사내 골프동아리에 대한 얘기를 꺼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 고객의 관심사를 잊지 않고 다음번 미팅 때나 기회가 될 때 먼저 그 얘기를 꺼내서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고객은 잊지않고 그 얘기를 먼저 꺼내는 영업사원에게 호감이 더해질 수 밖에 없다.
3. 가능한 한 대화할 때 미소를 띠어라.
앞서 얘기한 광수네 복덕방의 이광수 대표는 기본적으로 선한 인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선한 인상의 원판에 더하여 이광수 대표는 말을 할 때 항상 웃는 얼굴을 유지한다. 우리가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때 특히 내가 트로트 가수들을 보면서 신기하게 생각했던 것은 어떻게 저렇게 활짝 웃는 얼굴로 노래가 가능할까 하는 것이었다.
비즈니스 미팅을 할 때 상대의 말을 들을 때나 내 의견을 얘기할 때 미소를 띄운 얼굴을 유지하는 것은 무척이나 큰 효과를 준다. 어떻게 비즈니스 미팅을 항상 웃는 얼굴로 할 수 있냐고 반론할 수 있지만 그건 오해다. 가능한 한 웃는 얼굴을 유지하라는 것이지 항상 바보처럼 웃고 있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유하고 선하다는 인상을 미소를 통해서 상대에게 각인시킨 뒤에는 정말 중요하고 관철시켜야 할 사안을 그렇지 않은 얼굴로 피력할 때 그 효과는 배가 된다. 상대로 하여금 이건 정말 양보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것을 은연중 암시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이광수 대표나 트로트 가수들처럼 정말 대화나 노래에 자신감이 넘쳐서 나오는 자연스러움이 아니라면 역효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득만 된다면 더없는 무기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제 비대면의 시대가 가속화되면 위에서 말한 세 가지가 더욱더 중요한 스킬이 될 것이다. 줌인의 피로함으로 인한 만남의 시간 자체가 짧아질 것이고 상대는 직접 마주 앉아 있을 때보다 본인의 지루함과 무관심을 더 쉽게 드러낼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그럴 때일수록 상대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할 정확한 포인트의 질문등을 통해 비즈니스 미팅의 밀도는 높이되 태도의 밀도는 낮추는 게 필요하다.필요할 때 필요한 내용을 더 효과적으로 강조하여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 그것이 비즈니스 미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