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놀다잠든 나무 May 22. 2024

오늘도 수고했다고

위로해 주는 나무

집을 나서기 위해 준비하는 와중에 턱 괴고 엎드려 있는 나무와 눈이 마주쳤다. 


아~ 이제 마지막으로 다 나가려나 보다.  

오늘 하루 이 공간에서 무얼 하며 기다릴까. 

언제 올까.

이제부터 귀 쫑긋 세우고 기다려야지.




그리고 돌아오면 보여줘야지.

그 기다림이 너무 컸다는 것을.

하루 종일 너무나 기다렸다고.

한순간에 그 반가움을 어떻게 표현할까. 

얼마나 보고 싶었는 줄 아느냐고를 어떻게 알려줄까.

온몸으로 뛰어가서 일단 몸을 세우고 눈을 마주한 후 온몸으로 뒹굴면서 기다렸노라고 말해야지, 

눈은 동그랗게 뜨고 입은 살짝 헤벌쭉 웃으면서 이리저리 겅중겅중 돌면서 표현해야지.



그러면서 물어봐야지.

오늘 하루 잘 지냈느냐고.

별일 없었느냐고.

아프진 않았냐고.

힘들진 않았냐고.

잘 이겨냈냐고. 

잘 풀어냈냐고. 

그리고 기뻤냐고.




그리곤 말해야지.

아무리 밖에서 힘들었어도 어제든 나한테 오라고.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고. 

그냥 바라만 봐도 된다고.

위로해 줄 거라고.

지친 몸과 맘 모두 다 어루만져 줄 거라고. 

위로받게 해 줄 거라고

온몸으로 이렇게 기쁘게 위로해 주려고 종일 기다렸노라고.

뒹굴며 뛰며 반갑게 맞이해 주겠노라고.


정말 문안으로 들어와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나무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하루는 늘 해피엔딩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전히 사랑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