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서기 위해 준비하는 와중에 턱 괴고 엎드려 있는 나무와 눈이 마주쳤다.
아~ 이제 마지막으로 다 나가려나 보다.
오늘 하루 이 공간에서 무얼 하며 기다릴까.
언제 올까.
이제부터 귀 쫑긋 세우고 기다려야지.
그리고 돌아오면 보여줘야지.
그 기다림이 너무 컸다는 것을.
하루 종일 너무나 기다렸다고.
한순간에 그 반가움을 어떻게 표현할까.
얼마나 보고 싶었는 줄 아느냐고를 어떻게 알려줄까.
온몸으로 뛰어가서 일단 몸을 세우고 눈을 마주한 후 온몸으로 뒹굴면서 기다렸노라고 말해야지,
눈은 동그랗게 뜨고 입은 살짝 헤벌쭉 웃으면서 이리저리 겅중겅중 돌면서 표현해야지.
그러면서 물어봐야지.
오늘 하루 잘 지냈느냐고.
별일 없었느냐고.
아프진 않았냐고.
힘들진 않았냐고.
잘 이겨냈냐고.
잘 풀어냈냐고.
그리고 기뻤냐고.
그리곤 말해야지.
아무리 밖에서 힘들었어도 어제든 나한테 오라고.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고.
그냥 바라만 봐도 된다고.
위로해 줄 거라고.
지친 몸과 맘 모두 다 어루만져 줄 거라고.
위로받게 해 줄 거라고
온몸으로 이렇게 기쁘게 위로해 주려고 종일 기다렸노라고.
뒹굴며 뛰며 반갑게 맞이해 주겠노라고.
정말 문안으로 들어와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나무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하루는 늘 해피엔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