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호그와트는 성이 아니라 학교예요, 엄마.

엄마는 자꾸 호그와트를 성이라 불렀어

by Wishbluee

엄마는 자꾸 호그와트를 성이라 불렀어

빅 4 어트랙션에 포함된, 플라이트 히포그리프를 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 있었다.

호그와트는 열차를 타고 호그스미드 역에 내려서 학년마다 다른 이동수단을 한번 더 이용해 갈 수 있다.

꼬맹씨 말에 의하면, 전통에 따라 신입생들은 배를 타고 크라켄 같은 괴수가 있는 호수를 건너, 호그와트에 입학한다. (2~7학년은 세스트랄이 이끄는 마차를 타고 간다)

세스트랄
작중에 나오는 마법생물.
박쥐날개와 비슷한 형태의 커다란 날개를 달고, 마치 뼈만 남은 듯한 앙상한 말의 형상을 하고 있다.
죽음을 목격한 자만이, 볼 수 있다는 설정이 있다.

그래서 호그와트에는 배를 댈 수 있는 작은 선착장이 있다.

해리포터 존에서는 그곳을 구현해 놓은 부두길이 있다. 그 부두길에서는 바로 호그와트를 감상할 수 있는 스팟이 있어서, 사람들은 그곳에서 호그와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곤 했다.

IMG_1749.JPG
IMG_1717.jpg 이런 광경을 접할 수 있다.

계속해서 배경으로 흐르고 있는 해리포터 ost 덕분에, 영화 속의 한 장면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현장감이 더욱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마치 내가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 놓여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루 종일 있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이 신비로운 기분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홀린 듯이 계속 호그와트를 바라보다가, 가슴이 벅차올라 나도 모르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얘들아, 해리포터 성 너무 멋있지 않니?


"어. 엄마. 저긴 호그와트예요."

"어, 그러니까 호그와트 성 너무 멋지지 않니?"

"엄... 그게, 호그와트는 성이 아니라 학교예요..."


엥.


"어, 그러니까 호그와트 성."

"아니, 엄마, 호그와트는 성이 아니라고요!"


기분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있던 탓일까.

인지부조화가 온 엄마는 계속해서 무슨 말을 잘못했는지 이해를 못 하고 있다.

온 가족이 나서서 엄마에게 호그와트는 성이 아니라 학교라고 설명을 하는 광경.

어느 순간 그들의 말이 이해가 되면서 밀려오는 현타.


"응.. 엄마가 성이 갖고 싶었나 봐."


현타는 아무 말 대잔치를 낳았다.

수치심과 함께, '호그와트는 성이 아니라 학교'라는 확실한 인지도 얻었다.

이제 헷갈리지 말아야지, 결심했지만 이후로도 엄마는 수많은 오타를 입으로 쳐냈다는 슬픈 사실.


호그와트를 배경으로 각자의 인생샷을 건졌으니, 그걸로 된 걸로.


IMG_1754.jpg 자체 모자이크샷
아버님이 찍어주신 기가 막힌 인생샷
어쩌면 이렇게 하나같이 바람에 머리칼이 날려 자체 모자이크를 해주셨을까... 껄껄
IMG_1765.JPG

시간이 되어서 플라이트 히포그리프로 이동.

각 어트랙션은 탈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이곳 역시, 테마에 충실하게 구현이 되어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장소는 작중 해리포터의 든든한 조력자 중 한 명인, 해그리드의 집이다.

해그리드는 마법동물들을 사랑해서, 엄숙한 규칙을 어겨서 벌을 받더라도 그들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다. 히포그리프 '벅빅' 역시 그가 보호하던 동물 중 하나인데, 결국 발각되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해리포터와 친구들이 운명을 되돌리면서, 벅빅을 살리게 되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 '히포그리프'를 타고 날아가는 테마의 어트랙션이었다. 어트랙션 자체는 미니 롤러코스터 같았지만, 역시나 섬세하게 구현된 세계관 덕분에, 금세 몰입해서 빠져들 수 있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호그와트를 끝까지 감상하고 싶었다. 게다가 한국에서부터 대여해 온 마법지팡이는 사용하지도 못했다. 돌아서는 발걸음이 너무 아쉬웠지만 서둘러야 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다른 신설 테마인 닌텐도 존의 입장시간이 다 되어가기 때문이었다. 닌텐도 존을 구경하고 와서, 다시 만나는 걸로 하고, 아쉽게 해리포터의 세계에 작별을 고했다.


안녕, 이따가 다시 만나




KakaoTalk_20250519_2104248266.jpg 손에 여전히 들려있는 버터비어... 줄질 않아.. 당최...



교훈 : 여행지에서 부모님의 고집을 너그러이 넘겨보아주는 현명한 자식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흠, 흠...


keyword
이전 22화유니버셜에서 해리포터의 버터비어를 마셔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