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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반 Sep 17. 2023

월간 디깅 #6 - 2월

아직 가시지 않은 추위를 마주할 때.

23. 02

봄을 앞두고 아직 가시지 않은 추위를 마주할 때.



1. The Day The World Went Away (Nine Inch Nails)

힘들수록 밝은 노래보다 더 어두운 노래에 위로받는 이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라디오 헤드와 NIN의 음악들의 팬들이 그러한 듯.

이 앨범을 만들 시기도 그렇고, 극한의 고통이 담긴 곡들이 아이러니하게 듣는 이들에겐 치유로 다가온다.






2. The Sun's Gone Dim and the Sky's Turned Black (Jóhann Jóhannsson)


비상선언을 볼 때 익숙한 음악이 흘러서 다소 놀랬다.

요한을 일반 대중음악에선 찾아 듣기 힘들더라도 영화를 즐겨보는 씨네필이면 그의 음악을 기필코 들었으리라. 그가 떠난 지 오래지만,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아직 곁에 있는 것이 감사하기만 하다.






3. Break of dawn  (michael jackson)

그의 생전 마지막 앨범 정규 10집의 곡.

이 앨범 자체가 전작들에 비해 부족한 성적이었으나 하나하나 뜯어보면 마이클잭슨만의 섬세한 면이 돋보인다. 특히 'Break of dawn'은 그의 나긋하고도 유려하게 흘러가는 목소리와 멜로디가 조화롭다.

화려한 기교와 그만의 시그니처 기술이 돋보이지 않아도 충분히 멋진 곡.










4. You (Dj Regard)

트로이 시반과 테이트의 보컬에 가려져 있는 훌륭한 믹싱 실력이 돋보인다.

이러한 곡들이 한때 비슷한 부류로 묶여 대량 생산되던 시절도 있었는데 난 그런 현상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좋은 음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아직 명확한 답을 내릴 순 없지만 누군가는 "듣기 편한 음악이 곧 좋은 음악이다."이라고 말한 걸 본 적 있다.

그렇다면 이런 곡도 누군가에게 충분히 좋은 곡 아닐까.










5. We found love (Rihanna)


그녀가 돌아왔다.

정말 오랜 공백 끝에 슈퍼볼 무대에서 멋지게 정적을 부순 그녀는 만삭의 몸을 하고도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그녀가 가수보다는 속옷 브랜드의 사장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더 있다고.. ) 팬들은 그녀가 왕성한 사업 활동을 할 때마다 본업을 하길 원하는데 그런 숙원을 제대로 들어준 격.

이 곡은 슈퍼볼 리믹스 곡의 일부였는데 내가 한때 많이 들었던 곡이라 너무 반가웠다.






6.  Sacred play secret place (matryoshka)

2010년대 초반 한창 유행했을 아련한 무드의 대표 격 노래.

마치 심규선과 요조와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마치 몽환의 숲과도 결이 비슷하다.

어떠한 것의 감상이나 고찰을 담은 가사가 눈에 띈다.






7. Partir (Angel Lover)

현대에 나온 음악이지만 꽤 진한 바로크의 향이 느껴진다.

모 유튜버의 영상에서 이 곡을 처음 접했는데 들을 때마다 뭔가 묘한 감상이 들게 한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시대를 향유하는 것만 같아 그런 걸까.

(이 곡은 Allemande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도 존재하는데 둘 중 어느 것이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8. Balow, My Babe  (Patrick Gowers)

이 곡을 찾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

아이돌 뮤직비디오 마지막에 삽입되었던 곡인데, 성가를 제법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곡에 당연히 이끌릴 수밖에 없다. 1994년에 나온 이 곡은 "잘 자라, 나의 아기'(의역) 일종의 자장가이다. 

아주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시작하지만, 끝에 다다라서는 묘하게 어둡게 마무리 짓는 것이 매력적이다.

 





9. Metti Una Sera a Cena (Ennio Morricone)

짙은 바다가 펼쳐진 남미와 또는 지중해가 보이는 이탈리아가 생각나게끔 한다.

엔니오 모리꼬네가 이탈리아 출신이라 그런지 몰라도 특유의 햇살이 비추고 걱정이 없는 듯한 꿈같은 분위기가 그의 곡 곳곳에 묻어나 있다. 하지만 이 영화 자체의 OST는 정반대의 분위기도 존재하기 때문에 확실한 대조감 때문에 밝은 분위기가 더 사는 게 아닐까 싶다.






10. Granados: La Maja de Goya (Granado)

고야의 마하라는 명화가 있다. 이 그림의 두 버전으로 나뉘어 옷을 입은 버전과 벗은 버전이 존재한다.

그 두 개를 묶어 고야의 마하라고 표현한다. 그라나도스는 이 명화를 보고 감명을 받아 작곡했다.

마하 본인은 자신이 벌거벗은 채로 박제될 것으로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표정은 당당하다. 그 모습이 비너스 그림과 비교해 보면 전자가 훨씬 자신을 보임에 있어서 부끄러움이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고야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는지 옷을 입은 다른 버전을 준비해야 했다.

그림 두 점의 간극에 존재하는 복잡 미묘한 스캔들처럼이나 클래식 기타도 음악도 수상쩍다.


고야의 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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