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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갈이를 보면서

살아남은자가 강한자다

by 김병태

동부로 공부하러 간 큰 아들이 화분하나를 아내에게 주고 간다.

며느리가 된 당시 여자친구가 선물한것이라고 한다.

지난 2년동안 정성껏 관리하여 얼마전 크게 자라 분갈이를 하여 여러개로 나누는 작업을 한다.

집안의 온갖 화분을 다 동원하여 하나를 5개로 나눈다.

그리고 아직은 쌀쌀한데 햇빛을 받게한다고 정원에다 놓는다.

죽어가는게 있고 살아남은게 있다.

아내는 생각한다. 아직은 추워서, 화분의 흙에 영양분을 과다하게 부었나 !

좀더 연구하고 했어야하나...

대부분은 죽고 죽어가고 간신히 1개를 건지면 다행인 상황속에 처해있다.


오늘도 젊은이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캐나다에 온다.

캐나다는 일년에 일만명의 Working Holiday Visa 를 한국인에게 준다.

아마 한국도 같은 숫자의 Visa 를 캐나다 젊은이들에게 줄것이다.

하지만 주로 한국인이 캐나다에 온다.


우리집에 룸렌트한 세명의 젊은이들과 식사를 한다.

다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돌아갈 예정이다.

캐나다가 왜 좋은가 ! 여행하기 좋은곳이란다.

미국도 다녀오고 멕시코의 유명한 휴양지 칸쿤도 다녀오고...

여기에 살 생각은 없니 !

가족과 떨어져 외국에 살기는 힘들어요


분갈이를 보면서 생각한다.

땅을 옮겨 사는 일이 참 어려운일이었구나.

언어도 문화도 사는 방법도 다 낯선땅에 분갈이하는 일이 생명을 거는 일이었구나

다행히 살아남아서 한국을 오간다.

아내에게 이제는 일을 그만두고 교대로 한국을 오가자하니

갑자기 아내가 기대가 생기나보다.

힘들었구나 ! 분갈이한 땅에서 살아남느라 !!!


잘 모른채 한 분갈이가 절반도 살기 힘든데

잘 모른채 떠난 이국의 삶이 이민이 얼마나 생존율이 될까 !

겉보기에는 어떻게든 적응했지만 마음은 어떨까 !

나이들어 역이민하는 이들이 많다.


역이민은 다시 분갈이를 하는것이다.

과거의 떠날때의 한국으로 생각하고 분갈이를 감행한다.

누구는 적응하고 누구는 다시 북미로 돌아온다.

역시나 분갈이는 쉽지 않나보다.


잘 모르는 채 하는 분갈이는 대부분 실패한다.

그럼에도 잘 적응한 이들은 참 강한자다.

강한자만이 살아남은 분갈이를 보면서 살아남기위해

얼마나 마음이 무너지고 일어나고를 반복했을까를 생각하니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살아있다는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의 학교동기가 최근에 어떤일을 겪으면서 보내온 글의 일부이다.

" 사실

이겨내온

삶만으로도

박수쳐주고

토닥여주고

행가래쳐주면 좋을텐데 "


한국에 살든 / 북미에 살든 오늘을 견뎌내는 모든이를 행가래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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