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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w (1)

느리게 가도 가기는 간다

by 김병태

아들을 공항에 데려다주기 전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아침을 먹자고 한다.

이름이 slo 이다.

밴쿠버도 한국처럼 특색있게 카페를 만들어 손님을 유혹한다.


은퇴후에 카페를 차리는게 꿈인 아들은

아빠 ! 컵이 예쁘지 않아

아침식사용 접시는 예술이다를 연발하며 좋아한다.

좋아하면 웃음이 자꾸 나오긴 한다.


새로 이사한 아파트에 가장 비싼 가구 ( ? )가 커피머신이다.

가정용으로 거의 상업용수준의 머신을 갇다 놓았다.

아들이 해외에 나갈때마다 가끔 아파트를 둘러보는데

머신을 볼 때마다 사용할 엄두가 안난다.


사용한후에 청소하는게 복잡할것같아서이다.

가족들이 모여 크리스마스디너를 한 후에 아들집에 와서

라떼나 아메리카노를 먹자고 예약한다.

그러면서 선물을 얘기한다.


아빠도 가장 기본적인 에스프레소머신을 받고 싶어.

너무 좋으면 사용하기 부담스러우니

보급형으로 이,삼백불정도의 에스프레소머신으로 겨울에

따뜻한 라떼만들어서 엄마랑 먹어보자.


그러면서 꿈꾼다.

그래 10년뒤에 그래봐야 70인데

아들이 꿈이라는 카페열면

나도 힌머리휘날리는 바리스타되어

커피 내릴려면 연습좀 하지 뭐...


AI 시대에 주책부리나 ! 그래도

아들이 이 비싼 밴쿠버에 카페여는 꿈꾸는데

거기에 편승해 꿈 좀 꾸면 어떤가 !

참 slo 는 slow 에서 w 를 뺀거라나

바리스타되는데 10년 걸린다고 해도 어떤가 !

천천히 가도 언젠가 하면 되지 않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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