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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 Min Apr 01. 2024

병원 종사자가 마케터가 되기까지

2년 차 마케터의 2024년 도전과 새 출발

비전공자의 도전


나는 마케팅과 전혀 관련 없는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했다. 그 이후 자연스럽게 전공과 관련된 의료분야인 병원에 취업했다.


"지금은 무엇을 하냐고요?"


정말 생뚱맞은 '마케팅'을 하는 '마케터'이다. 내 주변 대학동기들은 나에게 이렇게 반응하곤 한다.


"갑자기 회사에 취업했다고?"

"마케터? 그거 어떻게 된 거야?"


그만큼 병원종사자가 마케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드물기에 이런 반응이 당연하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지금의 내가 마케팅을 업으로 삼고 있을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병원을 다니다가 환자 내원 증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여러 책을 찾으면서 마케팅을 알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도 내가 마케터가 될 수 있을 거라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으며, 온라인 마케팅이라는 것을 아예 몰랐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단순히 병원마케팅은 병원 내 CS컨설팅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 한 번 알게 된 마케팅의 키워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고 싶어 지는 마법의 키워드였다.


결국 안정적인 병원을 1년 만에 그만두고 마케터가 되기로 결정했다.



병원도 마케팅을?


당시 나는 마케터를 어떻게 해야 될 수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주변에 마케팅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 없던지라 조언 구할 지인이 아예 없었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무법자였다.


그나마 여기저기 검색해 보다가 마케터는 디자인 툴을 잘 다뤄야 한다기에 포토샵, 일러스트를 배우러 가고, 블로그를 시작하는 정도였었다.


그러다가 내가 지금 가진 것 중 내세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그것은 바로 '병원'이었고, 병원 업무 경험을 살려  병원을 잘 아는 병원마케터로 지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나는 한 달 만에 작은 병원마케팅 대행사에 취업할 수 있었고, 약 1년 7개월을 다니고 퇴사했다.



애매한 경력의 마케터, 도전자가 되다

"왜 퇴사했냐고요?"


이유는 단순했다. 성장의 한계. 병원을 뺀 마케터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이 두 개였다.


애매한 경력으로 지금 퇴사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걱정도 되었고, 두려움도 존재했다.


회사 내에서 나름 인정도 받고 있었기에 또 다른 회사에 가서 적응하는 것에 대해서도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 내가 배우고 성장하고, 마케터로서 시각을 넓히기 위해서는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난 작년 12월 말 퇴사했다.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지내냐고요?"


정말 다행히도 한 달 만에 새로운 회사에 취업했다. 이곳은 전 직장보다 더 불안정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다.


그런데 왜 이곳을 선택했냐고 묻는다면


'더 깊이 생각하고, 의견을 자유로게 내고 싶다.'


'정답이라는 것을 두는 곳이 아닌 가장 베스트의 정답을 찾아가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


'모두 열심히 하고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다.' 


등등의 생각이 있었던 나에게 최적의 직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입사한 지 3주가 지났다. 내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시작하는 초기 단계의 팀이지만 그럼에도 위에서 생각했던 항목이 모두 충족되는 곳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이 너무 즐겁다. 이렇게 재밌고 즐겁게 일했던 적이 언제 있었던가 싶다.


물론, 그만큼 힘들다. 근데 노는 것도 원래 마음껏 놀다 보면 힘든 법, 일이 재밌다고 안 힘들지는 않지만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것, 더 좋은 아이디어와 마케팅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은 요즘이다.




앞으로 바쁘더라도 틈틈이 브런치에 내가 읽은 좋은 책, 내가 경험한 것, 마케터로서의 다양한 시각과 생각을 차근차근 기록해보려 한다.


이제 마케터로서 2년이 채워져가고 있는 이 시점에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새롭게 도전한 이직이 올해 가장 잘한 일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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