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세일즈를 이해할 때 비로소 진짜가 된다.
최근 새로운 회사로 이직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며 지내다 보니 정신없이 2개월이 지났다. 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고 있다.
1년 반 동안 병원/의료 마케팅만 공부하고 생각하다가 이와 완전히 다른 분야의 마케팅을 마주한 상황이 어색하고, 어려우면서도 매일매일 새롭고, 재미있다.
정말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우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세일즈'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게 가장 큰 변화이지 않을까 싶다.
마케팅을 진행하는 데 세일즈는 정말 중요한 요소이며, 이를 고려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그 방식이 마케팅과 세일즈 모두 동일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오늘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세일즈' 그 중 고관여 상품을 위한 '세일즈전략'을 설명하는 [SPIN]을 배우게 되면서 깨우친 것이 많아 기록해 두기 위함이다.
책의 내용을 모두 담을 수는 없으니 읽었던 내용 중 인상깊었던 정보만 함축해 보겠다.
이 책은 세계적인 세일즈 컨설팅사 허스웨이트의 설립자 그리고 대표이사인 닐 라컴이 작성한 책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세일즈맨들 사이에서는 세일즈 필독서로 불리면서 인기 있던 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 나오는 SPIN은 Situation Question(상황질문) / 문제 질문 (Problem) / 시사 질문 (Implication Question) / 해결 질문 (Need-payoff Question)의 약자로 각 단계를 거쳐 고관여 상품을 세일즈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고객에게 우리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접근이 중요하고, 그 방식이 바로 SPIN이다.
일단, 우리는 고객이 상담할 때 우리의 이야기를 긴 시간 동안 들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즉, 우리가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 '우리만' 말을 많이 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특히 몇천 원짜리 상품을 판매하는 세일즈와 몇백에서 몇천만 원짜리 상품을 판매하는 세일즈는 고객의 저항성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말을 많이 하거나 아이스 브레이크와 같이 고객의 개인 관심사와 연관시키는 행위는 고단가 상품을 세일즈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해 보자.
우리가 머리를 하기 위해 미용실을 찾거나 미용사와 상담을 진행한다고 가정할 때, 우리는 한 디자이너만 찾아보지 않는다. 여러 디자이너를 찾아보며 그들의 실력이 어떠한지 또는 내가 원하는 머리를 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단순히 1~2만 원 커트할 때는 친절하게 대하는 디자이너에게 맡길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적게는 몇십만 원에서 100만 원짜리 염색 또는 파마, 클리닉 등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어떨 것 같은가?
친절한 디자이너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의 실력, 경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게 된다. 그리고 한 곳만 알아보지 않고 여러 곳을 찾아볼 가능성도 크다. 그 고객은 나만 만난 것이 아니라 여러 세일즈맨을 만난 것과 다름없다. 다들 자신이 잘 한다고 말하는 상황에 나를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자신의 상품 특성, 장점, 클로징 멘트만 계속 전달한다고 고객을 설득할 수 없다.
SPIN 책에서는 고단가 상품을 판매할 때 목표를 세우고 그것에 초점을 세워 고객에게 질문을 던지라고 말한다. 특히 아이스 브레이킹 등 고객 개인의 연결고리를 찾지 말고 바로 본론으로 신속하게 들어가는 것을 권장한다. 단, 고객이 우리 상품 또는 서비스를 충분히 신뢰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빨리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클로징 멘트를 하지 말라고 한다.
자, 여기서 클로징 멘트는 무엇을 뜻할까?
클로징은 구매 약속을 함축 또는 유도하는 세일즈맨의 행동으로서 고객으로 하여금 그것에 대한 승낙 또는 거절을 표시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고객에게 구매 결정을 요구하여 거래 속도를 가속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내가 판매해야 하는 고단가 상품 즉, 대형 세일즈에서는 클로징 효과는 저하된다. 대형 세일즈에서는 클로징으로 압력을 가할 때 고객은 자신의 의지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강요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세일즈 규모가 크고 고가 제품을 다루는 경우', '고객이 전문 바이어와 같이 까다로울 경우', '판매 후에도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가 요구될 경우' 에 해당된다면 클로징 멘트를 자주, 일찍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다만, 이 클로징 기법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으니 적절한 시기에 한 번 정도 사용하기를 권장한다고 한다.
대형 세일즈에서는 의사 결정에 앞서 다른 사람(아내, 남편, 상사 등)의 동의나 의견을 구하게 되지만 소형 세일즈에서는 개인 스스로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니즈는 감성적인 요소가 강한데 이는 갑작스러운 결정, 비이상적인 행동을 하게 할 수 있다. 우리는 보통 소형 세일즈에서 이런 부분을 볼 수 있다. 물론 대형 세일즈에도 감정적인 요소가 존재할 수 있지만 그 강도가 훨씬 약하다.
또한 소형 세일즈는 구매 결정이 잘못되었더라도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 반면, 대형 세일즈에서는 직장을 잃는 등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존재한다.
니즈는 100% 만족이 99.9% 만족으로 변하는 상황에서 시작된다. 첫 번째로는 약간의 불평, 불만으로 시작하지만, 이후에 불편함을 가지게 된다.
물론 아무리 문제가 심각해도 문제에 대한 인식만으로 고가의 상품을 구매할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즉, 니즈 개발의 마지막 단계로 문제를 욕구나 욕망 또는 희망으로 전환해야 고객이 고가의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서 문제점, 어려움, 불만족에 대한 고객의 표현을 우리는 '잠재 니즈'라고 부르며, 욕구나 욕망에 대한 고객의 구체적인 진술을 '현재 니즈'라고 한다.
즉, 대형 세일즈에서 잠재 니즈를 발견한 다음에 우리는 그것을 어떤 질문을 던져 현재 니즈로 바꿀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특히 대형 세일즈에서 니즈가 해결에 추가되는 비용을 정당화할 만큼 조금 더 크고, 심각하고, 중요해질 수 있도록 우리는 잠재 니즈를 현재 니즈로 심화 시킬 필요가 있다.
대형 세일즈에서 질문의 목적은 잠재 니즈를 발견해서 그것을 현재 니즈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1) 상황 질문 (Situation Question)
- 상황 질문은 상담 성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에 초점 또는 목적에 맞게 적게 질문해야 한다.
- 상황 질문을 많이 던지면 고객은 금방 지루해한다.
2) 문제 질문 (Problem)
- 문제점, 어려움 또는 불만족을 탐색하고 있으며 고객에게 잠재 니즈를 스스로 말하도록 유도한다.
- 문제 질문은 상황질문보다 세일즈의 성공과 더욱 밀접한데 그렇다고 대형 세일즈에서 큰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 대부분 소형 세일즈에서 문제 질문을 많이 할수록 상담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3) 시사 질문 (Implication Question)
- 바이어가 작게 인식하고 있던 문제를 확대 발전시켜 그에 대한 행동을 정당화시켜 준다.
- 시사 질문은 어떤 의사결정에서든지 잠재 니즈의 크기를 증대시키는 역할을 하며, 대형 세일즈에 효과적이다.
- 다만, 시사 질문의 특성상 강력한 위력을 지닌 동시에 고객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에 고객으로 하여금 불편감을 가져 세일즈맨을 부정적으로 여길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4) 해결 질문 (Need-payoff Question)
- 시사 질문을 사용하여 문제를 부각함으로써 그것이 조금 더 심각하게 인식되도록 한 뒤, 해결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다른 유형의 질문을 한다.
- 해결 질문은 고객의 주의를 문제가 아닌 해결에 집중시키기 때문에 해결의 긍정적인 요소를 부각하고 고객의 저항을 예방할 수 있기에 고객으로부터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 이때 고객이 세일즈맨에게 이점에 대해 말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즉, 이 문제가 해결되면 어떤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세일즈맨이 아닌 고객의 입에서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시사 질문과 해결 질문을 연습할 때 두 개를 구별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보통 시사 질문은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슬픈 느낌이 들지만, 해결 질문은 해결 중심의 질문으로서 해결책의 효용성 및 가치에 대해 다루기 때문에 행복하게 느껴진다는 특징이 있다.
특성은 세일즈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사실, 자료 또는 정보를 말한다. 반면, 이점은 특성이 어떻게 고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점은 반드시 고객에게 비용 절감을 안겨줄 수 있어야 하며, 니즈를 충족시키는 모든 진술이다. 이는 고객에게 구매 동기를 제공하기에 특성보다 이점이 더 나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형 세일즈에서 상담 초기에 특성을 사용한다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상담 말기에는 중립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반대로 이점은 소형 세일즈와 대형 세일즈 모두에 강한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현재 니즈를 개발하는 데 최선을 다하면 이점은 저절로 따라온다"라고 말한다.
즉, 고객이 '우리는 이것을 원합니다.'라고 말하도록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이것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함으로써 이점을 제공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특성과 장점을 강조하는 대신, 그 제품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와 그러한 문제를 발굴하고 개발할 질문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것은 신제품 세일즈의 성장곡선을 가속화시키는 매우 성공적인 방법으로 입증되었다.
1) 해결책이나 능력을 너무 일찍 제시하지 마라
2) 장점과 이점의 차이를 분명히 인식하라
3) 신제품에 주의하라
-> 신제품에 대해 자신에게 던져야 할 첫 번째 질문은 '그것이 어떤 문제를 해결해 주는가?'이다.
고객의 가격 관심은 증상일 뿐 그 원인은 지나치게 많은 특성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저항 처리 기술을 가르치기보다 그 원인인 문제를 해결하는 SPIN 질문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는 구매 저항을 예방하여 증상보다 원인을 치료하는 행위이다.
즉, 구매 저항의 원인을 공략하면 훨씬 더 효율적인 세일즈를 할 수 있고, 그 결과 구매 저항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구매 저항 방지가 구매 저항 처리보다 월등히 뛰어난 전략임을 알 수 있다.
세일즈맨이 많은 이점을 제공할수록 고객은 승인하는 긍정적인 발언을 많이 하게 된다.
즉, 고객이 먼저 "그것을 원한다"의 표현을 하지 않는다면, 세일즈맨은 이점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
고객이 원한다고 표현하는 순간, 고객의 승인 표현이 있을 때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지 세일즈 효과가 좋다.
1) 목표에 초점을 맞춘다.
: 당신이 누구인지, 왜 거기에 왔는지(단, 제품의 세부 사항을 제공하면서 설명하면 안 됨), 질문을 할 수 있는 동의 획득
2) 비즈니스를 신속하게 시작하라
: 사전 준비 단계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말아야 한다.
3) 해결책을 너무 일찍 제시하지 마라
4) 질문에 집중해라
내가 지금 하는 마케팅은 적게는 몇천만 원에서 크게는 몇억의 비용이 들어가는 서비스/상품인 만큼 마케팅 이후 영업이 꼭 필요한 분야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케팅과 영업의 프로세스가 하나의 메시지로 일관성 있게 연결되어야 하지만 사실 그러기는 쉽지 않다.
동료분의 추천으로 읽게 된 이 책이 세일즈에 무지했던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가져다주었고, 현재 맡고 있는 고객사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였다.
페르소나 선정부터 이점, 클로징 멘트, 문제 질문과 시사 질문, 해결 질문까지 하나하나 다시 고려하면서 마케팅 프로세스를 잡으니 영업 프로세스와 같이 걸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아직은 실제로 적용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더 공부하고, 연습해서 마케팅과 세일즈 모두를 아우르는 마케터가 되고 싶다. 그리고 그것으로 클라이언트와 우리의 잠재고객, 우리 팀, 나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주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