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브런치스토리 글은 1주일에 1개 올리고 있었는데... 최근에 말이 많아졌습니다. 그래도 할 말 해야겠죠.
제목에 '비상계엄'이라고 쓰지 않고 '친위쿠데타'라고 썼습니다. 명백히 내란죄니까요.
헌법 77조 및 그 위임을 받은 계엄법 4조 상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하고 국회를 소집하도록 하여 계엄유지/해제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야 하는데, 계엄포고령이랍시고 들이민 포고문 1항에 "국회의~ 활동을 ~ 금한다."라고 뙇 써 놨죠. 포고문 1항부터가 헌법위반이고 명백히 국헌문란 목적을 드러냈습니다.
뭐, 그 뒤에 실행이랍시고 경찰 투입해서 국회의원이 국회 정문으로 들어갈 수 없게 막다가 / 헬기로 특공대 투입해서 본회의장 점거 및 요인 체포 시도까지 했으니, 국회가 운영되지 못하게 실행행위까지 한 것도 명백합니다.
실패하고 나니까 똥별 김용현 쓰레기가 '진짜 봉쇄하려고 했으면 3천명 투입했는데 300명밖에 안 했으니 국헌문란 목적이 없다구욧 빼애애액!'을 시전하고 있지만, 얼척없는 포고령부터 헬기로 특공대 투입한 것까지 일괄해서 살펴보면 국헌문란 목적 뽷 드러납니다. 본인 역량도 모르고 국방부장관이랍시고 명령 찍 내뱉으면 부하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시행할 거라는 착각도 함께 드러나구요.
똥별이 똥별한 거에 대해서는 이미 얘기했으니 넘어가고. 정황상 실탄 상자를 가져가긴 한 것 같지만 현장 지휘관이든 누구든 적절히 잘 판단해서 배분은 안 했으니 다행이긴 합니다. 고의사격이든 오발사격이든 실탄을 쏘는 일은 없었어요. 천만다행입니다.
하지만 만약에 실탄사격이 있었다면...
뭐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따위 개소리는 할 필요 없습니다. 생각만으로 아찔한 건 19금 야설에서만 써먹으면 충분해요. 현실에서 총알빵 쏘는 상황이면 아찔하고 뭐고 없죠.
진짜 실탄사격 했으면 국회점거했을 겁니다. 의원보좌관들이 아무리 열정 넘친다고 해도 자기 목숨 앞에서는 얘기가 다르거든요. 한 명만 죽어도 모두 흩어졌을 것이고, 국회의원 대다수가 체포되었을 겁니다.
이렇게 되었다면... 지금쯤 서울 시내는 내전 상태겠죠. 그리고... 상당수 시민들이 무기고를 털어서 자체무장했을 겁니다.
저는 육군병장 만기전역자고 제 동생이 의무경찰 수경 출신인데, 동생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찰서에는 각 경찰서마다 무기고가 있습니다. 북한과 대치하며 70년 간 휴전 상태를 유지해 온 국가답죠.
경찰서 무기고에는 M16이나 M60 등 조금 오래된 무기들을 비치하고 있지만 뭐 총알만 잘 나가면 최신 총기류와 별 차이 없습니다. K2와 M16을 다 써 본 사람들은 'M16이 더 낫다'고 얘기하기도 해요. 아무튼 이 무기고 하나 털면 몇백명이 무장할 수 있죠.
군부대 무기고까지 터는 건 좀 어렵겠지만 경찰서 무기고라면 쉽게 털릴 겁니다. 아마 상당수 경찰들이 시민군 측에 협조할 거예요. 경찰도 이 나라의 시민이고, 내란죄 혐의가 명백한 상황에서 친위쿠데타 세력의 편에 설 경찰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경찰서 한 곳의 무기고만 열리면 인근 경찰서의 무기고가 연쇄적으로 열릴 겁니다. 최초에 맨몸으로 한 곳 터는 게 제일 어렵고 그 다음부터는 쉽습니다. 시민군도 돌격소총과 기관총을 들고 있는데 막고 싶어도 못 막습니다.
이렇게 직접 무장하고 헌법상의 저항권을 행사하겠다는 시민군이 몇 명이나 나올까요?
제 생각에, 서울~경기 지역에서 최소 1만명은 직접 총을 들고 시민군으로 활동할 겁니다.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저도 그 시민군 중 한 명일 거예요. 아마도 그럴 겁니다.
물론 제가 군인으로서 뛰어난 건 아닙니다. 22년 전 현역병 시절에도 사격하면 만발 못 맞췄어요. 대략 20발 쏘면 15발 정도가 한계더군요. 행정병이라 훈련이 부족하기도 했구요.
뭐, 그래도 고기방패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사격실력이 부족하다 해도 돌격소총 연발로 놓고 갈기면 얼추 다 맞출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연발사격은 한국 징집병들의 로망(?)이죠.
민방위까지 끝낸 나이이긴 합니다만 도심지에서 뛰어다니는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친위쿠데타로 인해 내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50~60대 늙은이들이 나서는 게 더 좋기도 하구요.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은 목숨을 아껴야죠.
민주국가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는 바로 시민들 자신입니다. (비록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끌려갔다 온 징집병이지만) 한때나마 군인으로 훈련받았고 총 쏘는 법을 알고 있는 시민들, 그들이 스스로 무장하여 내란범죄자들을 물리치는 것이 마지막 방법이고 또한 가장 강력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제가 무기고 터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생각만으로는 가능할 것 같지만 막상 하려면 무섭겠죠. 50살 가까이 살았다고는 해도 나머지 인생 30~40년을 그냥 날려버리는 건 절대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제가 죽고 나면 아내와 딸들이 잘 살기 어려울 테니 그것도 걱정이구요.
그래도 일단은 직접 무기고를 털어서 무장시민군이 되려고 합니다. 죽을 때 죽더라도 돌격소총 연발사격은 한 번 땡겨 보려 합니다.
늘 헬조선 헬조선 하면서 이 나라를 깎아내리지만, 그래도 진짜 현실에서 미친놈이 나타나 내란범죄를 벌이고 있다면 M16 탄창 한 개 정도는 다 소비해 줄 생각입니다.
저 같은 생각을 하는 징집군인 출신 예비군~민방위~그 이상 노땅들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서울 경기도에서 최소 1만명은 나올 거다.'라고 했지만 정말로 1만이 나올지는 모르겠어요. 다들 목숨 앞에서는 몸을 사리니 의외로 적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역으로 엄청 많을 수도 있습니다. 현역 군인과 경찰들이 합류하기 시작하면 시민군 숫자가 몇십만으로 불어날 수도 있겠죠. 지금 이 대한민국(오늘만큼은 헬조선이 아니라 대한민국입니다)의 시민의식을 감안한다면 100만 대군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잣같은 일이 많은 나라지만 어쨌든 여긴 내 나라입니다. Hell일 때가 많지만 어쨌든 이건 내가 사는 Hell입니다.
내란이든 외환이든. 친위쿠데타든 북한이든.
내 나라를 공격하는 적에게는 무장시민군으로 맞설 뿐입니다. 그게 당연한 겁니다.
이상, 민방위 끝난 배불뚝이 아재의 독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