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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아 조인순 작가 Aug 07. 2024

우포늪

우포늪을 자세히 보고 싶어

자전거를 타지 않고 걷기로 했다

둘레길이 좀 멀기는 하지만

그래야 구석구석 자세히 볼 수가 있다

초행길은 다 겁나고 두려워

객의 발자국 소리에 습지의 주인들이

놀라 푸드덕 날아오르고

나그네도 깜짝 놀라 멈칫한다

일광욕을 즐기던 뱀이

스르륵 풀숲 속으로 몸을 감추고

넓은 우포늪 둘레길을 혼자 걷자니

숙명적인 쓸쓸함과 외로움이 찾아와 묻는다

잘 견디고 있느냐고...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봐도

인기척은 없고

맹꽁이 울음소리와

짝을 찾는 따오기 울음소리만 들린다

징검다리를 건너

걷고 또 걸어

아카시아 꽃이 만개한 꽃길을 지나

산길을 걸어 습지에 도착하니

산란기에 접어든 물고기 떼가

수면 위로 튀어 올라 다이빙을 한다

봄바람이 호수에서 물수제비를 뜨고

나그네의 긴 여정 길도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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