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전입생이 왔다!
드디어 전입생이 왔다. 우리 학교가 있는 지역은 옆 지역에 비해 학급당 인원수가 많다. 한 학년에 법적으로 350명까지 받을 수 있는데 10개 반이니 한 학급 당 35명이 최대 인원수이다. 5월의 마지막 날 전입생 두 명이 동시에 왔는데 한 명은 누가 봐도 날라리 여학생이고 한 명은 누가 봐도 순둥순둥 남학생이었다.
지난 4월 29일 학부모 전화 한 통을 시작으로 학폭 때문에 너무너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이번 달은 좀 괜찮아지려나 기대를 하고 있던 참인데, 두 명의 전입생 중 날라리처럼 보이는 예쁜 여학생이 우리 반이 되었다.
운명의 장난인가...
그 순간 아... 우리 반이 그저 평범하게 굴러가길 바랐던 나는 가슴이 답답했다.
나중에 얼마나 잘되려고, 완전 100프로 운빨인 전입생 마저 순둥이가 아니란 말인가.
대체로 대부분의 학교에서 전입생에 대한 교사와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학생들은 전체반 아이들이 모두 관심을 갖고 좋아하고 반겨하며 새로 온 친구를 궁금해한다. 아무런 편견 없이 가까이 다가가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친해지려 애쓴다. 특히 전입생의 외모가 준수하면 더더욱 그런 경향을 보인다. 반면 교사들은 새로 온 친구가 어떤 아이냐에 따라 반응이 엇갈린다. 이미 잘 잡아놓은 학급 분위기에 잘 스며들 아이인가 아닌가. 기존 반이 무리 없이 잘 굴러가는 모범적인 학급이라면 크게 분위기 흐트러뜨리지 않는 아이가 오길 바랄 것이고 기존 반이 장꾸들이 많은 정신없는 학급이라면 조금이라도 차분한 아이가 오길 바랄 것이다.
물론 전입해 온 아이의 입장에서도 이 학교와 학급이 어떤 곳인지 모르기 때문에 가슴이 콩닥거리고 두려움이 앞설 것이다.
우리 반에 5월의 마지막 날 전입생이 등교한 지 3일째. 첫째 날 서클렌즈와 짧은 반바지와 가슴깊이 파인 티셔츠, 화장한 얼굴이 첫인상이어서였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컸다. 학교에선 노출 많은 옷과 서클렌즈는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지도 선생님께서 꼼꼼히 체크해서 알려주셨다. 그러나 둘째 날 또 서클렌즈와 마스카라까지 완벽한 화장을 하고 등교를 해서 생활지도 선생님께 걸렸다.
아... 이 아이는 말을 안 듣는 아이인 걸까... 또다시 염려스러운 마음이 밀려왔다.
그리고 그다음 날, 서클렌즈도 빼고 화장도 거의 안 한 채로 등교했다. 다행히 복장도 잘 맞춰 입었다. 크게 눈에 띄지 않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모습이었다.
6교시에 사회수업을 하면서 보이는 모습은 나쁘지 않았다. 다른 교과선생님들의 반응도 괜찮았다. 그전 학교에서 진도를 거의 나가지 않아 배운 내용이 많지 않았지만, 수업 시간에 해야 하는 건 할 거 같고 뭐라고 설명을 해주면 잘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아직 판단은 이르지만 뭔가 다행이다. 몇 가지 안내사항을 전달해 주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아이가 순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 반 예쁜 아이들과 잘 어울려 지냈으면 좋겠다.
나의 걱정이 안심으로 바뀌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