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사요 Dec 11. 2023

세일즈 신화 그 후,

멈추지 않으면 끝이 아니다

 1999년 대우자동차 입사를 통해 자동차 세일즈 업계에 뛰어든 이후 2000년과 2001년까지 2년 연속 대우의 판매왕에 오른 후 2002년 BMW 판매왕, 2003년 GM 캐딜락·사브 판매왕, 2004~2006년 3년 연속 LEXUS 판매왕을 기록한 나는 지난 2016년 '세일즈 신화를 만드는 힘'이라는 책을 출간한 적이 있다. 


 책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7년 간 여러 브랜드를 거치면서도 매년 연속으로 판매왕 기록을 이어가고 '세일즈 신화'를 쓸 수 있었던 비결은 너무 뻔한 덕목처럼 보일 수 있는 '성실'이었다. 세일즈 세계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방법론이란 이미 시중에 출판된 책이나 여러 방송, 강연 등을 통해 다양하게 접해볼 수 있지만 결국 그들도 공통적으로 '성실'이라는 덕목을 지켜왔다. 


 물론 당시에도 스펙이 성공에 더 가까워지는 길이 될 수 있는 사회였고 지금도 그렇지만, 내가 경험한 세일즈의 세계에서는 성실이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불성실한 사람은 반드시 실패했다. 그래서 나는 책을 맺으며 "세일즈 세계에서의 신화란 성실이라는 지루한 글감을 써야만 창작될 수 있는 판타지이다."라는 문장을 남겼었다.


 '성실' 이외에 '세일즈 신화'를 만드는 힘으로는 이전 연재글에서도 이야기했던 '사람'과 '현장'을 중심으로 하는 세일즈 방식과 고객과 직접 만나서 '신뢰'를 쌓아가는 것에 대한 중요성과 몇가지 에피소드들을 담았었다. 하지만 2016년 그날, 나의 도전이 신화로 끝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선택의 기로에 선다.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는 말처럼 모든 순간에 선택을 해야하고 그것이 삶의 다음 페이지를 만들어간다. 동화나 신화에서처럼 큰 사건을 겪고 그 뒤로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날 수는 없는 것이다. 다음 페이지를 위해서는 또다른 선택을 해야하고 그것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 필연적이니까 말이다.


 자동차 세일즈 업계 여러 브랜드 DAEWOO, BMW, GM(Cadillac, Saab), LEXUS 4개사 브랜드에서 연속 판매왕이라는 '신화'를 쓴 나에게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결말은 아직 선택하고 싶지 않은 길이었다. 인생의 다음 페이지를 쓰기 위해 나는 1999년 가을, 처음 서울에 상경해 주머니속의 전재산 13만원으로 정장과 구두를 샀던 그날처럼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자동차 세일즈 업계에서 일하면서 나는 2000년대와 2010년대를 거치며 사회가 겪었던 변화의 물결을 정면으로 느껴왔다. 현금 구매, 카드 할부 이외에는 자동차 구매에 대한 선택지가 없었던 시절부터 자동차 리스의 유행,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고객 성향 변화, 각종 다이렉트 상품의 등장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한 모바일 중심의 시장 재편 등 여러 변화가 있을 때마다 나 역시 자동차 세일즈 위해 때로는 변화에 대응하기도 하고, 기본에 충실하며 정면돌파 해내기도 하면서 부딪혀 왔다.


 그리고 나의 새로운 선택은 이런 변화에 대한 경험과 자동차 세일즈 업계에서 일하며 익혀왔던 다양한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통해 다시 한번 '고객', 그러니까 '사람'을 중심으로 모바일 환경에서의 편의성과 자동차 구매 및 판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현장'과 연결될 수 있는 O2O 플랫폼을 세상에 내놓는 것이었다.


 '자동차 통합 쇼핑 플랫폼'으로 출시된 '카사요'의 시작은 이렇듯 '신화'를 만드는 과정과 그 이후의 선택이 모여 만들어졌다.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에서 직접 근무한 경험과 말단 판매사원부터 관리자까지 올라가며 익힌 자동차 세일즈와 자동차에 대한 이해로 고객이 원하는 차를 실시간, 비교견적 확인을 통해 구매 조건을 비교해볼 수 있는 서비스, 여러 딜러에게 연락이 가게 되어 불편하지 않도록 고객이 직접 선택한 구매 조건을 제시한 딜러와 1:1로 상담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현업에 종사중인 딜러만 견적 입찰이 가능하도록하고 1:1 상담을 진행한 딜러가 차량 인도까지 책임지게 하는 신뢰감 있는 프로세스까지 '사람'을 중심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현장'과의 연결이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카사요를 통한 나의 새로운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미 유사한 서비스와 앱이 많이 출시되어 있고, 경기 침체로 인한 자동차 구매 수요 감소라는 이슈도 있어 경쟁과 시장 환경에 대한 극복이라는 과제가 매일 카사요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기 침체는 내가 자동차 세일즈를 시작했던 1999년부터 지금까지 항상 세일즈의 방해물로 언급되어 왔던 문제이고, 나는 경기 침체를 탓하며 머물러 있지 않았기에 판매왕의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경쟁 역시 늘 겪어왔던 부분이며, 경쟁 가운데서 '기본'과 '변화에 대한 대응'을 통해 승리해왔던 경험에 더해 카사요의 서비스가 시장의 '혁신'을 주도해나갈 수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지고 있기에 나는 도전을 선택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늘 선택의 순간은 온다. 그것이 나를 어떻게 바꾸고 어떤 미래를 가져올지는 사실 누구도 예측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나에게 있어 '신화'의 순간이 끝이 아닐 수 있었던 이유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도전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멈추지 않으면 끝이 아니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