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이디어는 시장 반응이 있다
지난 글에서 나의 첫 번째 창업 아이디어의 시작 과정을 얘기해 봤다.
아이템은 ‘1인 가구를 위한 인테리어 상품 추천 서비스’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아이템으로 본격적인 사업은 하지 못했고, 마무리했다.
그런데 인테리어 상품 추천 서비스라고 하면 요즘 유사한 서비스 하나가 떠오르지 않나!?
그렇다. 바로 ‘오늘의 집’이다!
오늘의 집은 1인 가구만 대상으로 하지 않고, 상품 추천과 커뮤니티,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의 사업을 하고 있지만 2014년 나 역시 1인 가구를 시작으로 다양한 유형과 타깃으로 확장하는 플랜을 생각했다.
당시 스타트업 행사에서 오늘의 집이 발표를 하는 것을 보고 대표님과 짧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초기 오늘의 집 사업 모델은 인테리어 업체를 쉽게 찾아주고 연결해 주는 형태로 기억한다. 이후 인테리어 정보, 노하우, 커뮤니티가 더 강화돼 지금의 오늘의 집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
내가 먼저 또는 나도 생각한 아이디어다!
라고 주장하고 싶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를 말하고 싶다.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고, 실행하며 성공으로 만들어가는 능력이라 생각한다.
동일한 아이디어도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다르다.
오늘의 집도 힘든 시기와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잘 이겨내고 나아가 지금의 위치가 된 것이라 생각한다.
반대로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인테리어 상품 추천 서비스를 계속 발전시켜보고 싶었지만 결국 멈췄다.
그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었다.
첫 번째로, 팀 해체이다.
T아카데미 교육 과정을 통해 팀이 만들어졌는데 우리 팀의 개발자 3명, 디자이너 2명 모두 교육 이후에 취업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고, 창업을 한다는 것에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그렇다 보니 다른 미래의 계획이 있었고 다른 팀원을 구해 진행하기에 막막한 상황이었다.
두 번째가 더 큰 이유인데, 나의 역량 부족이다.
대학교 졸업 후 창업을 해본 적도 없고 어떻게 회사를 설립하고, 투자를 유치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는지 막막했다. 열정은 있었지만 실력은 부족했고, 팀원들에게 창업하자고 말은 하지만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다.
그리고 교육 멘토 분 중 한 분이 새로운 스타트업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나에게 공동 창업자로 함께하는 것을 제안을 하셨다. 멘토 분은 10년 넘게 다수의 스타트업 회사를 창업한 경험이 있으셨고 함께 한다면 여러 가지를 배우고 경험하며 스타트업을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의 첫 번째 창업 아이템은 멈추고 이 멘토 분과 회사를 설립하고 다른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런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말하면
'안타깝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하지 그랬냐.' 이런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
'조금 더 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성공에 대한 확신은 들지 않는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느낀 점 중 하나는
좋은 아이디어는 시장에서 반응이 있다!
1인가구를 위한 인테리어 상품 추천 서비스 ‘하우스픽’은 앱 마켓에 올라가고 론칭까지는 진행했다.
그러기 위해 초기 인테리어 이미지와 각 상품 상세 정보, 키워드를 일일이 직접 찾아서 엑셀 시트에 정리하고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는 작업을 며칠동안 했다. 그렇게 몇 백개의 상품을 등록해서 서비스를 론칭했는데 며칠 뒤 바로 2~3곳의 인테리어 상품 업체에서 연락이 와서 자신들의 상품도 등록해 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아직 제휴 영업을 진행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연락이 온 것이다. 이렇게 홍보를 하지도 않았는데 연락이 오는 경우도 정말 드물다.
그때는 이것이 좋은 신호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고, 그럴 수도 있겠거니 했다. 그런데 이후에 여러 서비스를 만들어보니 처음부터 스스로 찾아온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긍정적인 반응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창업을 시작하면 시장에서 바로 반응이 있고, 잘 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첫 번째에 바로 잘된다면 운이 좋고, 박수 쳐 주고 싶다.
그러나 결국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계속해서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하며, 피봇을 거듭하는 과정 속 시장의 긍정적 신호를 캐치해 어려움을 견디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나 역시 오늘도 그 과정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