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생활의 시작점
현재까지 1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서비스를 만들어 런칭했다.
그중 첫 번째 서비스를 출시한 것은 2014년 여름이었다.
2014년 나는 대학원 첫 학기를 마치고 창업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휴학을 했다.
당시 IT 서비스로 창업을 하고 싶었지만 프로그래밍을 할 줄 모르는 상태였다.
디자인은 물론 서비스 기획 능력도 제대로 갖고 있지 못했다.
그래도 창업을 하겠다는 열정과 실행력은 누구보다 높았고,
어떻게 역량 있는 사람들과 함께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중 친구로부터 ‘T아카데미’라는 교육 기관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T아카데미는 SK플래닛에서 운영하는 IT 교육 기관으로 당시 서울대학교 내 공간을 두고
참여자를 선발하여 5~6개월 동안 기획, 개발, 디자인 분야를 나눠서 모바일 앱 서비스 교육을 하며 실제로 아이디어를 내 아이템을 구현해 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요즘은 비슷한 방식의 교육 프로그램들이 많아졌지만 당시에는 이런 각 분야별로 교육을 받고 실제 아이디어를 런칭해 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은 드물었다.
게다가 T아카데미는 무료로 운영되어 나에게 정말 최적의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
T아카데미 지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접수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곧바로 지원서를 정성껏 작성해 지원했다.
지원자들이 많아 면접을 통해 참가자를 선발했고, 아직 역량은 부족하지만 창업 동아리 이력과 적극성을 어필했다. 꼭 선발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리고 발표날!
다행히 기획자 과정 참가자로 선발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선발되지 못했다면 지금과 다른 길을 갔을지 모르겠다.
그렇게 2014년 봄 T아카데미 기획자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매일 아침 일찍 서울대학교로 가서 저녁쯤 끝났는데 교육 과정 막바지에는 밤늦게까지 있으면서 서비스를 만들었다.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간 느낌이 들기도 했다.
기획자 과정에 20여 명 정도가 참여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대부분 20대였지만 30~50대 분들도 계셨다.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다들 친해져서 교육 과정이 끝나고 다 같이 놀러 가기도 했다.
전체 기간 중 절반 정도는 모바일 앱 기획 관련 교육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아이디어를 발표해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팀원으로 모집해 이 팀으로 서비스를 만들어 스토어에 런칭하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전체 발표에서 최우수 팀을 선발했다.
아이디어를 내야 될 분야는 ‘커머스’였는데 고민이 되었다.
커머스라는 분야에서 실제 3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기능을 구현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는 교육뿐만 아니라 좋은 팀원들을 만나서 실제 창업으로 연결되길 바랐기에 정말 좋은 아이디어로 팀을 구성하고 싶었다.
오랜 시간 생각했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답답했고, 걱정도 되었다.
이러다 원하는 아이템이 안 나오면 어떡하지?
그렇게 고민은 계속되었다.
한 달 넘게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수정한 끝에
하나의 아이템이 떠올랐다!
아이디어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 수익성 측면에서 시장 규모가 충분해야 한다. 시장 규모가 충분하다는 것은 경쟁사가 많다는 것으로 이러한 시장에서 파이를 가져가려면 틈새 영역에서 차별점을 가져 시장 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교육 과정 안에서 팀 구성을 생각했기에 현실적으로 IT 기술력이 뛰어나긴 어려웠다. 기술력으로 승부 보는 아이템보다 새로운 시장 니즈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구상했다.
위 두 가지를 중심으로 여러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인터넷에서 다양한 시장에 대한 리포트를 검색하고,
길거리, 카페에 앉아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살펴보기도 했다.
니치 한 시장에서 새로운 니즈라는 것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혼자서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이 쉽지 않았고,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면 이미 사업화한 플레이어들이 있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던 중 마지막 세 번째 프레임을 더해 생각하니 아이템이 정리되었다.
: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고 좋은 아이템을 만들어가기 수월하다. 관심 분야가 아니더라도 경험한 것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당시 나의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스타트업 창업 희망자... 20대 학생... 자취 중... 자취!?
나는 오랜 시간 혼자 살았고, 1인 가구가 계속 늘고 있는 시장 상황과 주변에 자취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친구들 중 자취방을 자신의 스타일로 꾸미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친구들이 종종 보였는데 어떻게 인테리어를 하고, 원하는 상품 정보를 찾기도 쉽지 않았으며, 작은 집의 1인 가구를 위한 인테리어 정보는 드물었다.
인테리어 시장은 충분히 큰 시장에서 1인 가구를 니치 한 마켓이며,
1인 가구를 위한 인테리어 상품 추천은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디어 발표날 이 아이템으로 발표해 팀원을 모집했고, 개발자 3명, 디자이너 2명이 합류하여 아이템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 아이템으로 나는 최종 발표에서 최우수 팀으로 1등 수상을 할 수 있었다!
그 후로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니 다시 생각해 보면 짧은 기간이지만 지금까지 스타트업, 창업의 세상 속으로 뛰어들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의 첫 번째 창업 아이템의 이후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음 글에서 이어서 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