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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런 날 Dec 21. 2023

애정의 무게

무겁고도 뜨거운 그 한마디는 사랑한다는 말이었다


끝끝내 살아갈 당신을 사랑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와 방식으로 나를 살아가게 한다. 살고 싶게 만들기도, 살 수밖에 없이 만들기도 한다. 그 모든 것들이 어느 날은 나를 숨 막히게 한다. 그럴 때면 모두가 날 미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나를 모르기를 마음 깊은 곳에서 몰래 바라기도 한다. 누구도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상상을 하면 조금 숨통이 트인다. 아무도 나를 알지 못하는 곳으로 떠나는 상상을 하며 작은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나는 종종 사라지고 싶다.
 여전히 존재하던 어느 겨울, 친구에게 장난스럽게 물었다. 내가 사라지면 어떨 거 같냐고. 친구가 답했다. 나만 몰래 가서 만나고 와도 되냐고. 진심이 들킬까 그 뒤로도 터무니없는 질문들로 그 말을 깊이 묻어버렸다. 한참 TV를 보던 중 친구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도 사라지지 말라고. 그 애의 말 한마디가 나를 여전히 살아가게 한다. 그 사실이 슬프게 기뻤다.



여러분도 등 떠밀리듯 살아내는 순간이 있었나요?

애정하는 이에게 힘내라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할 수 없는 날은 그저,

혼자 잠 못 드는 밤, 바라볼 별 하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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