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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림 Oct 23. 2024

프롤로그. 나는 왜 그렇게 일을 사랑했을까?

인정 욕구와 1등 강박에 대하여



현상: 너 또 퇴사했어?



두 달 전, 내 인생에서 세 번째 자발적 퇴사를 했다. 퇴사 이유는 항상 같았다. 번아웃이었다. (이번에는 관계 문제까지 얹어서 말이다. 이 부분은 추후에 다루겠다.)


세 번의 번아웃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은 내 문제는, 일과 회사를 너무 사랑한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잉?’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나 자신보다 회사를 우선시하고, 체력과 멘탈을 모두 갈아서 일하다 보니 점점 지쳐갔다. 특히 회사를 너무 사랑했기에, 실망감이나 배신감을 느낄 때 그동안 눌러왔던 체력적, 정신적 피로가 번아웃으로 ‘팡!’ 하고 터져버렸다.


그렇게 나는 도망치듯 회사를 떠났다. 이제야 비로소 나 자신을 좀 챙겨보겠다며.




문제 인지: 반복되는 번아웃, 왜?



퇴사 후 남편이 출근해 있는 동안 나 혼자 시간을 갖고 생각을 정리했다. 처음엔 남 탓으로 머릿속이 어지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니 안개가 걷히듯 머리가 맑아졌다.


첫 번째, 나는 인정 욕구가 강하다.

그래서 대표, 상사, 동료, 그리고 내 팀원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이를 통해 가족에게도 인정받고 싶었다.


두 번째, 그렇기 때문에 뭐든 잘 해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처음 맡은 일도 잘 해내야 했고, 해본 일은 더 잘해야 한다는 1등 강박에 시달렸다. 이 강박 덕분에 해외에서 학사, 석사 과정을 마치고 해외 취업까지 했지만, 아직도 이 강박을 현명하게 다루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사람을 잘 믿고 사람을 쉽게 좋아한다.

모든 사람을 쉽게 좋아하진 않지만, 나보다 경험이 많은 상사나 내가 맡은 팀원은 일단 믿고 좋아하며 시작했다. 그리고 다들 나와 같은 마음이겠지? 했다. 거기서 모든 게 틀어졌다. 재밌는 건 나의 이런 성향에 대해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이다.




해결 방법: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나도, 너도.



문제를 알았으니 이제는 내 커리어 인생을 되돌아보며 ‘껄무새’가 되어보려고 한다. ‘이렇게 할걸!’ ‘이렇게 대처할걸!’ 하고 느꼈던 생각들을 모두 모아, 인생의 다음 챕터를 위한 가이드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나의 회고와 깨달음, 자기반성과 함께 내가 존경하는 인생 선배들의 조언, 수많은 책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더해 많은 <나-일=0>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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