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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옥 Sep 18. 2023

대화가 시작된 마음

인터뷰 시리즈 서문

어릴 적 나는 사람이 어려웠다.

곧 사람이 싫어졌다.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싫다고 생각하는 게 더 편했다.


타인과 대화가 어려운 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 안의 나와 대화할 줄도 몰랐기 때문에.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간,

어딘가 왜곡되고 찌그러진 내가 될 것 같았다.

올바르고 매끈한 모양이고 싶었는데.


아마 나는 힘들다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그 마음을 억눌렀다.

납작해질 때까지.


한쪽으로만 흘러가는 얘기는

오가는 대화라기보다 외로운 침잠이다.

기울어진 나는 그 안으로 가라앉았다.


그럼에도 삶은 이어졌고, 마침내 나를 자라게 해 준 이들이 있다.

자꾸 움츠러들고 작아지고 쪼그라드는 나를

계속 보듬어주고 쓰다듬어준 이들.

내 마음을 밟으면, 다가와 거름과 물을 주는 이들.


그들과의 대화는 나를 살아있게 만든다.

당신의 언어를 더 듣고 싶다.

우리의 대화는 그렇게 시작했다.


지금의 나를 만든

나의 사람들, 나의 사랑들.





인터뷰 시리즈

1편 부모님 인터뷰 <사랑의 출처>

2편 남편 인터뷰 <선택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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