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거대 사이클로 보는 시스템의 흥망성쇠
국가 경제 시스템의 흥망성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시스템은 세 가지 큰 사이클에 의해 부흥과 부침을 반복합니다.
장기 부채 사이클
내부 질서 사이클
외부 질서 사이클
이 세 가지 사이클을 중심으로 역사적으로 제국의 지위를 누렸거나 누리고 있는 네덜란드(길더화), 영국(파운드화), 미국(달러와), 중국(위안화)에 대해서 분석합니다.
부채로 인해서 생기는 사이클입니다. 시스템 초기에는 신용도 부채도 없이 경화(금)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경화에 대한 지급 약속으로 화폐가 출현하면서 유동성이 증가해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 이익을 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부채가 증가하고 지불할 수 있는 경화를 능가하는 화폐가 유통됩니다. 부채 위기가 오고 채무 불이행 선언 등으로 경화와 화폐의 연결이 끊깁니다. 법정 화폐가 유통되면서 화폐 가치가 하락하고(평가절하) 결국 화폐는 소멸합니다.
돈이란 교환의 매개체이자 부의 저장 수단입니다. 부유하다는 것은 구매력이 많은 것이지 돈이 많은 것과는 약간 다릅니다. 돈의 지급 능력은 변하기 때문입니다. 통화를 발행해서 화폐가치를 낮추는 것은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경제뿐만 아니라 권력도 사이클이 있습니다. 새로운 질서가 시작되고 새 지도자에게 권력이 집중돼 자원 배분 체계와 관료 제도가 수립됩니다. 이 단계가 잘 된다면 평화와 번영을 누리는 성장 단계를 지나고 지출과 부채가 커지고 빈부격차가 확대됩니다. 금융 상황이 악화하고 갈등이 심화하고 결국 내전이 발생해서 새로운 질서가 탄생합니다.
단계별 특징과 당면 과제에 적합한 리더상이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큰 흐름을 막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지금 미국과 우리나라는 5단계 쇠퇴기에 있습니다. 성장과 번영을 누렸지만 부채가 커지고 사회적으로 갈등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국제 질서는 법이 아니라 힘의 법칙을 따릅니다. 두 국가의 힘이 비슷하고 서로 양보할 수 없을 때 전쟁이 발생합니다. 무역, 경제 전쟁, 기술 전쟁, 지정학적 전쟁, 자본 전쟁, 군사 전쟁으로 갈등이 생깁니다.
전쟁은 상상보다 참혹합니다. 항복하면 기존의 지위를 반납해야 하고, 싸우면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개인의 입장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부를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전쟁을 피하려면 힘을 키우고 상대방과 이해관계를 같이 해야 합니다.
국가 및 시스템도 생명체처럼 탄생, 성장, 정점, 쇠퇴, 죽음의 생명 주기를 가집니다. 또한 새로운 시스템이 부상하고 기존 시스템이 도태되는 측면에서 시스템도 진화합니다.
그렇기에 큰 사이클과 진화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우리의 일생은 길어야 100년이고 이는 역사에 비해 짧은 시간입니다. 전 세대가 경험했던 지혜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시야를 넓히면 지금 일어나는 일도 과거에 일어났던 일과 비슷한 맥락을 가집니다.
저자 레이 달리오는 개인 입장뿐만 아니라 시스템에 입장에서 생각합니다. 그가 진화의 힘을 꾸준히 강조하는 것이 이해가 갑니다.
그리고 그의 책 "원칙"에서처럼 그는 사물을 분석적으로 바라봅니다. 보이는 대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진실을 찾아서 하나하나 분석하는 태도가 그가 거부가 되는 데 큰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그가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배울 가치가 있습니다.
사이클이 존재하는 것은 무언가 반복되는 것이고, 변하지 않는 무언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간의 본성입니다.
더 가지고 싶고, 우월해지고 싶은 욕망이 신용과 부채를 창출하고 미래 자원을 끌어 쓰다가 사그라듭니다. 그리고 몇 세대가 지나면 반복됩니다. 이러한 욕망이 우리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주지만 때로는 힘든 청산의 시간을 겪게 합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입고 있는 옷, 먹는 음식, 주거 형태, 생활양식 등 모든 것이 변하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제프 베조스 또한 변하는 것보다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복리의 힘에 대해서 이런 말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태어나던 시절에 10원을 저축하면 상상도 못 할 거부가 되어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봅니다. 2000년 동안 복리가 유지되는 시스템에 투자해야 가능한 시나리오이기 때문입니다. 그 어느 제국도 몇백 년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이 시나리오가 가능하려면 힘의 교체 시기마다 다음 신흥국으로 자금을 옮겨야 하는데 이는 어려운 일입니다.
항상 이기는 쪽에 베팅하는 것은 어렵지만 분산 투자하면 가능한 시나리오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