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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albro Nov 04. 2024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리뷰

영원한 푸른 하늘 칭기스칸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 잭 웨더포드 저


목차

내용
실용주의
유목민과 정주민
칭기스칸의 리더십
유럽, 몽골 정복의 최대 수혜자



팀페리스의 <마흔이 되기 전에>,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에서 나온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책이라서 관심이 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칭기스 칸이 어떤 인물인지는 잘 몰랐지만 이 책을 통해 칭기스칸 개인과 그가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내용


1부는 테무진(칭기스칸의 본명)이 성장하여 세력을 일구고 몽골 부족을 통일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룹니다. 그의 어린 시절에 겪은 고난과 결핍이 이후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혈통, 가문보다는 능력과 충성을 중시했던,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사고방식이 그가 몽골을 통일하고 전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부는 몽골 통일 이후 외부로 팽창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금나라부터 중앙아시아(호라즘, 페르시아 등 이슬람 세력)에 이르기까지 차례로 정복하면서 몽골은 유목민으로서 누리지 못했던 부를 경험합니다. 외부 자원에 의존하는 유목민의 특성상, 몽골 통일 이후 외부로 시선을 돌린 것은 필연적인 결과로, 호라즘의 도발은 그저 도화선에 불과했을지도 모릅니다.


3부에서는 칭기스칸 사후 그의 후손들이 권력을 두고 벌인 다툼을 그립니다. 우구데이 칸, 구육 칸, 뭉케 칸, 쿠빌라이 칸으로 이어지면서 통일 몽골 제국은 분열되지만, 유럽과 송나라를 정복하며 팽창은 계속됩니다.


마지막 4부에서는 몽골의 정복과 지배가 세계에 미친 영향을 다룹니다. 칭기스칸 이전은 봉건 사회로 각 왕조와 지역이 단절됐으나, 몽골 제국의 통일로 유럽과 아시아가 연결되며 물자와 지식의 이동이 활발해졌고, 이를 통해 유례없는 발전을 이룹니다. 특히, 중앙아시아가 몽골 전사들에 의해 초토화되었던 반면 유럽은 피해를 덜 본 덕에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실용주의


칭기스칸과 그의 몽골 전사들은 실용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당시 일반적이었던 혈연 중심의 귀족적 특권을 배제하고, 개인의 능력과 충성심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체제를 구축했고, 이런 혁신적인 접근 덕분에 몽골은 전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습니다.


몽골 전사들에게 명예는 전투 그 자체가 아니라, 오직 승리를 통해서만 얻는 것이었습니다. 적을 유인하기 위해 일부러 도망치거나, 패배하는 척 속이는 전략도 그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싸울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웠습니다. 정복할 때마다 새로운 기술과 전략을 도입하고 학습하고 실험하여 한 번도 똑같은 방식으로 전쟁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복한 도시에서 사람들을 내쫓고 건물을 파괴하고 황폐한 풀밭으로 만든 것을 보며 이러한 행위가 야만적이고 파괴된 문명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칭기스칸의 힘은 보급이 없고, 강력한 기동력을 가지고, 전 병력이 기마병으로 구성된 군대에서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몽골부터 유럽까지 이어지는 목초지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그들은 정복한 사람들을 받아들였습니다. 정복한 땅의 귀족, 기득권 계층이 아닌 사람들에게 새로운 정복과 번영에 동참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유목민과 정주민


몽골 제국의 정복과 지배는 유목민과 정주민 간의 대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칭기스칸은 자신과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모전 벽의 사람들이라 불렀습니다. 넓고 건조한 초원 지대에서 양모로 만든 천막을 치고 이동하며 사는 유목민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내세운 것입니다. 이들은 물자가 부족한 환경 속에서 자랐기에 어려움에 익숙하고, 사냥과 약탈을 통해 강한 생존력을 키웠습니다.


반면 정주민은 정착하여 농사를 지으며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살아갑니다. 이들은 인구가 많고, 더 발전된 기술과 문명을 누리며 안정적으로 살아갑니다.


소수의 유목민이 다수의 정주민과의 전쟁에서 연이어 승리한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유목민은 잃을 게 없이 빈 손으로 왔다 빈 손으로 가지만, 정주민은 지킬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정주민들이 더 좋은 무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유목민이 이들과 싸워 이기려면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머리를 쓰고, 더 열심히 싸워야 했습니다.


전쟁은 유목민이 이겼지만, 역사는 결국 정주 문명이 승리했습니다. 지배 계층이 된 유목민들은 정주 문명이 제공하는 풍부한 물자와 호화로운 생활에 점차 동화되었고, 이동을 멈추고 정착 생활을 시작하면서 그들의 힘과 정체성도 점차 약해졌습니다. 칭기스칸이 스스로를 모전 벽의 사람들이라고 강조한 것도 그들의 힘이 유목민의 정체성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이를 보며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경쟁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원은 부족하지만 헝그리 정신과 기동성으로 무장한 스타트업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결국 승리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스스로 대기업이 되면서 결국 그 경쟁력을 잃는 경우도 많습니다.




칭기스칸의 리더십


칭기스칸은 리더로서 자기 절제를 하고 자만심과 분노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자만심을 누르는 것은 사자를 제압하는 것보다 어렵고, 분노를 이기는 것은 가장 힘센 씨름꾼을 이기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도자는 필요한 말만 하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말보다 행동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전망, 목표,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목표에 대한 전망이 없으면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의 삶도 경영할 수 없습니다. 좋은 옷을 입고, 빠른 말을 타고, 아름다운 여자를 거느리면 자신의 목표를 잊기 쉽고 이런 자는 노예나 다름없다고 합니다.


칭기스칸의 군대에서는 전장에서 모두 명령에 복종해야 했지만, 회의에서는 계급에 상관없이 누구든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계획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이해함으로써, 가장 낮은 계급의 전사들까지도 전체 계획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전사들의 완전한 헌신과 충성을 이끌어냈습니다.




유럽, 몽골 정복의 최대 수혜자


몽골 제국은 파괴를 통해 세상을 정복했지만, 동시에 유례없는 발전을 이끌어냈습니다. 폐쇄적인 왕조들을 파괴하고 유럽, 중앙아시아, 동아시아를 연결함으로써 물자, 인재, 지식이 활발히 이동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몽골은 종교의 자유 보장, 국제법과 치외법권, 지폐의 도입 등 혁신적인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특히 상인들의 지위를 높이고 자유로운 교역과 안전한 교통을 보장하여 세계 경제의 흐름을 활발히 했습니다.


몽골 정복으로 가장 큰 혜택을 입은 지역은 다름 아닌 유럽이었습니다. 당시 가장 발전한 문명을 가졌던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는 몽골의 정복으로 초토화된 반면, 유럽은 직접적인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습니다. 대신 몽골 제국을 통해 교역을 하고 다양한 지식을 받아들이며 르네상스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에서 1, 2, 3등이 모두 엉켜 넘어지며 4등이 우승을 차지한 듯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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