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의 분류
그동안 투자 담당자를 대상으로 글을 써 왔기 때문에 당연히 알 것으로 생각하고 넘어간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Private Equity가 무엇이고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어떤 이가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회사를 차린다고 가정을 해 보자. 쉐프로서 요식업이 될 수도 있고, 공대 교수가 반도체 관련된 스타트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 사업을 시작할 때 시작하는 자금을 공급해주는 이들이 Angel Investor다.
"Angel"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인정해주고 투자하는 이는 정말 천사같은 이들이다. 그래서 대부분 본인과 가족들의 자금으로 시작한다. Kellogg School에서 수학하던 시절 들었던 수업에서조차, 본인과 가족들 돈을 넣기 전에 외부 자금을 받을 생각을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그 어떤 외부인이 본인 돈이 들어가지 않은 사업 아이디어에 투자를 할 것인가?!
Angel 단계는 계량적인 분석이 불가능하고, 외부 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하기 어렵다. 소액을 분산투자하고 멘토링을 제공하는 Accelerator와 같은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국내에는 "창업기획자"라는 이름으로 제도화되어 있다.
Venture Capital 또한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에서 시작하지만, 시장규모, 점유율, 성장가능성 등에 대한 계량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한다. 다만, 여전히 Venture Capitalist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사업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이다. 현재 우리가 가진 문제와 이에 대한 해결책이 잘 정리되어야 향후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진다. Sequoia Capital 같은 유명업체들이 있다.
VC투자는 어렵다. 시리즈 A, B, C를 거칠 때마다 회사의 규모와 조직이 완전히 달라진다. 각 단계별로 수익모델의 가정과 예측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워낙에 빠른 성장을 겪다보니 그에 따른 문제점에 부딪히기도 한다. 성공하게 된다면 큰 수익을 남기지만, 성공확률이 낮다보니 VC들 역시 자금을 쪼개 분산투자한다. 분산을 통해 개별적인 위험을 헤지하고 시장에 투자한다고 해서 "베타" 전략이라고 부른다. 적어도 30여개의 기업에 분산투자한다면 그 중 한 곳에서 100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식이다.
수익이 있고 이익이 발생하는 회사에 소수지분 투자를 진행한다면, Growth Capital의 범주에 들어간다. 안정화된 사업이 다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일 수도 있고, 시리즈 D 등 안정화된 벤처업체가 투자를 받는 방식일 수도 있다. 사업의 경영권을 인수한다면 Buyout이라고 부른다. 사실 사업의 단계와 무관하게 경영권 인수를 뜻하지만, 실제 Buyout PE들의 투자대상은 상당한 규모의 중견기업 혹은 대기업이다. 대상회사가 중견기업인 경우 Mid-cap, 대기업인 경우 Large-cap 혹은 Mega-cap 등으로 세분화되기도 한다.
PE의 분야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Secondary가 있다. 투자자들(Limited Partners, "LP")이 Private Equity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 10년 간 자금이 묶이게 되는데, 유동성이나 포트폴리오 조정의 목적으로 일부를 매각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LP가 매도하는 펀드의 지분을 매입하는 경우이다. 대표적으로 Lexington Partners와 Coller Capital 같은 업체들이 있다. Lexington의 경우 LP의 유동성에 따른 딜을, Coller의 경우 만기가 도래한 펀드에 대한 재구조화에 전문화된, 선구적인 업체들이다.
부동산PE로 넘어가면 유사하지만 다른 분류를 사용한다. 부동산 개발, NPL, 포트폴리오 재구조화 등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경우를 "Opportunistic"으로 분류한다. "Value-added"는 기존 건물의 개선, 용도의 변경 등 직접적인 개선작업을 통해 10% 중반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안정적인 도심의 오피스 빌딩 혹은 임대가 완료된 Multifamily를 투자한다면, 안정적인 자산으로 "Core"로 분류한다. 마지막으로, Private "Equity"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Private "Credit"이 있다. 은행 등 제도권이 아닌, 펀드를 통해 조달되는 대출의 개념이다.
Private Equity는 "Private"이라는 표현에서 보듯이 지극히 개인적이다. 투자 혹은 경영을 잘 이해하는 이와 소수의 투자자들이 제도권과 무관하게 구조화하여 투자하던 것이 자연스럽게 정착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를 제도화하여 규정 내에서 이뤄지도록 하고 있지만, Private Equity 는 이름 자체가 제도권과 무관한 투자를 의미한다. 최근에 들어 더 제도화되고 정형화되고 있다.
PE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해 갈 것이다. 제도화만으로 담아낼 수 없는 혁신이 있을 때 이름 그대로의 Private Equity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