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받고 일을 한다는 건 실수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실수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것은 사회적 책임의 불가피한 전제다.
'사회에서의 나'는 실수를 두려워하며 더 완벽해지려 애쓴다. 반면 '인간으로서의 나'는 실수를 통해 스스로를 이해하고 성장한다. 이 상반되면서도 상호보완적인 두 태도는 끊임없이 충돌하며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왔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야말로 나를 성장시키는 가장 본질적인 동력이라고 믿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실수가 나를 만든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이라는 무게가 주어진 이후, 이 문장은 더 이상 나에게 허용되지 않았다. 사회 속에서 책임을 진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성인이라면 응당 짊어져야 하는 무게이고, 나는 그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책임을 지는 건 인간으로서의 도덕적 의무이자, 사회 속에서 나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방식이다. 책임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결과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태도 또한 포함한다.
팀원들에게도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는 동안, 우리는 각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진심으로 임하는 태도, 문제를 회피하지 않는 자세, 그리고 결과에 대해 남을 탓하지 않는 성숙함. 이는 단순히 업무 수행의 원칙이 아니라, 우리가 협력하는 방식의 본질적인 기초다. 모든 관계의 중심에는 반드시 책임감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아무리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도 실수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사회생활은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그물망과 같다.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나의 책임으로 전가되는 일이 빈번하다. 누군가의 실수가 나의 몫으로 돌아오고,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럴 때 중요한 건 문제를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본질을 직시하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태도다.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 방식이야말로 실수와 책임 사이의 균형을 찾는 첫걸음이다.
책임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대하는 태도와 접근법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내가 실수를 했다면, 그것을 회피하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회적 책임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높은 직급과 직책을 맡은 사람일수록 그 책임감은 더 무거워진다. 리더란 단순히 지시하거나 결과를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다. 그것은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구성원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실수와 책임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실수는 나의 부족함을 비추고, 부족함을 채우려는 노력은 나를 책임감으로 이끈다. 그리고 그 책임감은 다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로 연결된다. 결국 실수와 책임은 나라는 존재를 이루는 두 축이 된다. 하나는 나를 성장시키고, 다른 하나는 나를 지탱한다. 인간으로서의 나약함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책임의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것. 이것이 내가 실수와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방식이다.
책임을 다한다는 것은 단순히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사회에서 맡은 역할은 이러한 책임감 위에 서 있다. 실수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실수를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과정은 내가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다.
우리는 모두 실수와 책임 사이에서 살아간다. 중요한 건 실수를 부정하지 않고, 책임과 연결짓는 태도다.
당신은 이 간극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이 질문은 어쩌면 답보다 더 많은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