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업계에서 “AI가 나를 대체할까?”라는 질문이 점점 더 많이 들립니다.
실제로 번역·언어서비스 산업에서는 대형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기술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예컨대 시장 조사기관 Nimdzi Insights는 “챗GPT가 언어서비스업(LSP = Language Service Providers)의 중심에 들어왔다”고 보고했습니다. 실제 번역업계 현장에서도 “더 빠르고 저비용인 번역 서비스”라는 AI의 장점이 번역가들 사이에 불안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불안의 밑바탕에는 몇 가지 오해가 존재합니다. AI 번역 도구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인간 번역가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수준은 아니라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챗GPT는 단순히 텍스트를 다른 언어로 치환해 주는 기계가 아닙니다. 맥락을 이해하고, 질문에 응답하며, 스타일이나 톤을 바꾸는 등 복합적인 언어작업도 지원합니다. 번역가로서 이 기술이 의미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효율성 및 속도 향상: 예컨대 번역 전 원문 분석이나 용어 조사, 배경 리서치 등에 챗GPT를 도구로 활용하면 시간이 단축될 수 있습니다.
초안 생성 및 리서치 보조: 번역 전 단계에서 챗GPT에게 “이 문서의 주제는 무엇인가?”, “이 용어집을 정리해줘” 등의 요청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번역가가 보다 전략적인 활동에 집중할 여력이 생깁니다.
새로운 역할의 가능성: 번역가가 단순히 원문을 타깃 언어로 옮기는 사람에서 벗어나, AI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전문가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AI 초벌 → 인간 교정 → 현지화”라는 워크플로우 설계가 가능해집니다.
반면, 챗GPT가 번역가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여러 연구도 존재합니다.
문학 텍스트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인간 번역가의 정확성(accuracy) 평균이 94.5%였던 반면 챗GPT는 77.9%에 머물렀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기술·법률·의료 분야 등 복잡한 내용에서는 AI 번역이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문화적 뉘앙스, 감정 수용, 브랜드 톤 등 ‘인간의 판단’이 개입되어야 할 영역은 여전히 존재하며, AI만으로는 완벽히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챗GPT의 능력은 번역가가 불안감을 느낄만한 요인이기는 하지만, 인간 번역가의 전문성은 여전히 필수적이라는 사실도 분명합니다.
번역가가 어떻게 챗GPT를 “경쟁 상대”가 아니라 “협업하는 파트너”로 만들 수 있을까요? 세 가지 전략을 소개합니다.
원문을 번역하기 전에 문맥 분석, 용어집 작성, 스타일·톤 분석 등의 준비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단계에서 챗GPT를 활용해 다음과 같이 요청해보십시오.
“이 문서의 주제가 무엇인가?”
“이 텍스트에 사용된 전문 용어를 정리해줘.”
“이 브랜드의 톤은 어떤가?”
이렇게 하면 본 번역에 들어가기 전에 번역가가 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효율이 올라갑니다.
실제 번역을 시작할 때, 챗GPT에게 초벌 번역 요청을 하고 그 뒤에 번역가가 검토와 교정을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반복적인 단순 작업을 AI에게 맡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이때 중요한 것은 “초벌 번역이 끝이 아니고 인간의 검토가 시작이다”라는 인식입니다.
초벌 번역이 생성된 이후에는 번역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이때 챗GPT를 다음과 같이 활용해보세요:
“이 번역문을 브랜드 톤에 맞게 다듬어줘.”
“이 용어들이 일관성 있게 사용되었는지 확인해줘.”
“이 문장의 어투를 보다 ‘공식적인’ 스타일로 바꿔줘.”
이 과정을 통해 번역 품질은 올라가고, 번역가도 보다 전략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번역가가 단순히 살아남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높은 단계의 전문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일반 문서를 다루는 번역가에 비해, 법률, 의료, 기술, 특허 등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번역가는 AI가 처리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습니다. 예컨대 특허번역 분야에서는 AI가 정확성을 담보하기엔 아직 제약이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번역이 단순히 언어변환이 아니라 ‘문화의 다리’가 되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톤, 감정, 문화적 배경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 번역은 형태만 있고 내용이 빈 껍데기가 됩니다. 이런 부분은 아직 인간 번역가의 영역입니다.
단순히 번역을 잘 하는 것만이 아니라, AI를 ‘도구’로 설계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현대 번역가에게는 필수입니다. 예컨대 “챗GPT에게 초벌 생성 → 내가 검토 및 현지화 → 고객에게 부가서비스 제공”이라는 워크플로우를 갖춘 번역가는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습니다.
번역 이후의 서비스 확장도 중요합니다. 용어집 제작, 현지화(Localization) 컨설팅, 콘텐츠 전략 제언, 다국어 SEO 번역 등 번역가가 줄 수 있는 부가가치를 스스로 설계하면 AI 시대에도 자신만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습니다.
챗GPT는 번역가의 적이 아니라, 제대로 활용하면 강력한 도구이자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번역가는 더 높은 가치, 더 전략적인 역할, 더 창의적인 영역으로 나아갈 기회를 모색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두려움보다 호기심과 준비입니다. “내가 AI와 어떻게 함께 일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이미 미래를 향한 첫걸음입니다.
AI가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면, 번역가는 정확성·문화성·감성이라는 인간의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AI가 초벌 번역을 하면, 번역가는 그 위에 감성과 전문성을 덧입힙니다.
AI를 보조로 삼고, 번역가가 중심에 설 때 능력과 위상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AI가 여러분의 번역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How will ChatGPT impact the translation industry? – RWS Blog.
Is ChatGPT any good for translation? – BureauWorks Blog.
ChatGPT translation vs. human translation: an examination of a literary text. – ResearchGate.
AI and ChatGPT: How to Thrive in a Changing Language Sector Job Market – Tomedes Translator Hub.
What is the impact of ChatGPT on language services industry? – Nimdzi.
The Impact of ChatGPT and AI on the Translation Sector in 2024 and Beyond – East Sector Analy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