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피 Aug 16. 2024

J'Accuse, 나는 고발한다.

뮤지컬 - 에밀

1894년 9월, 프랑스 육군 본부에서 한 장의 편지를 입수했다. 그 편지에는 프랑스 군의 기밀이 적혀있고, 수취인은 독일군의 한 대령이었다. 프랑스 군 정보국은 기밀 문서를 유출한 범인 색출에 나섰고, 알프레드 드레퓌스를 독일군의 스파이로 지목했다. 


지목된 드레퓌스는 청렴하고 결백한 군인이었고 유능했다. 그렇기에 동기들의 시기를 사고 있었고, 군 간부들 사이에서도 고지식했기에 눈엣가시의 존재로 여겨지는 인물이었다. 프랑스 군은 드레퓌스가 유대인이기도 하여 그에게 누명을 씌우기 충분하다고 여겨 범인으로 몰아세웠다.


그렇게 유대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정치사범과 스파이로 낙인 찍히기 전까지 간 드레퓌스를 위해 나선 인물이 있었다. 당시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와 견줄 만한, 아니 더 올라갈 작가로 소문난 에밀 졸라.

에밀 졸라는 1898년 “ J’Accuse 나는 고발한다 “라는 이름의 편지를 신문에 공개했다. 서문은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로 드레퓌스가 범인으로 몰린 부당함,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해야하는 점을 지적했고 더 나아가 프랑스의 잔혹하고 악덕함을 비판했다.

당시 유대인을 향한 혐오감으로 가득찼던 시대가 있었기에, 저명한 작가인 에밀 졸라가 그를 옹호하고 나섰다는 것만으로 에밀 졸라 또한 매국노로 몰리게 되었다. 하지만 에밀 졸라는 어둠의 시대를 개선하고자 발 벗고 나섰고 진실은 나아갈 것이라 확신했다.


뮤지컬 에밀은 위 사실을 바탕으로 창작되었으며, 추가적으로 상상이 더 들어갔다. 실제 에밀 졸라의 사망은 집 안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게 되었는데, 타살 의심이 매우 많았다. 뮤지컬 에밀은 그가 드레퓌스의 무죄를 위한 “ J’Accuse 나는 고발한다 “를 집필했을 당시를 상상으로 구현했다.


일면식도 없는 드레퓌스를 왜 신경썼는지부터 목숨의 위협을 받는 것 까지 정말 그럴 듯하게 묘사되었다. 이런 창작 뮤지컬에는 항상 큰 허점이 존재하는데, 어느 정도 기반이 되는 사실이 많이 각색되고 더 나아가 사실과는 다른 이야기로 흘러갈 때도 있다.

하지만 뮤지컬 에밀은 그렇지 않았다. 아무래도 뮤지컬 에밀에서는 ‘진실’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일 것 같다.


작가 에밀 졸라는 실제로 화가 폴 세잔과 특별한 우정을 가지고 있었다. 엑상 프로방스에서 대부분의 일생을 보낸 폴 세잔과 그와 같이 엑상 프로방스에서 추억을 보낸 에밀 졸라의 이야기가 넘버로 흘러나왔다. 폴 세잔의 생가와 엑상 프로방스를 여행해 본 나는 무척 놀랐다. 보통 이러한 사실도 더 극적으로 각색하거나 바꾸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놀랍게도 사실과 내가 겪었던 감정과도 매우 흡사했다.


파리의 빈민가에 대한 설명, 예술가들의 술 압생트(빈센트 반 고흐가 해당 술을 먹고 귀를 잘랐다는 설이 있음) 등에 대한 설명도 나오며 강제로 프랑스 추억 여행을 시킨 뮤지컬 에밀은 특별했다. 100분이 어떻게 지나간 지도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아 당혹스러웠다.


예술가들의 삶은 항상 힘든 고비 속에 아름다운 꽃을 피어내는 것 같다. 그들의 직업적 특성일지 더 극적으로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많다. 더 많은 예술가들의 극과 작품들이 나오길 고대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별의 소식을 전하는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