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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즘 Oct 31. 2023

28. 파리의 날갯짓

시인과 동화작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동시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날씨가 더워질 무렵 가장 성가신 녀석들이 나타난다. 

애당초 근본 원인은 나 자신의 게으름으로 인한 것이지만 도무지 어디서 이렇게 나타나는지 알면서도 신기하다.


일단 하나하나 원인을 찾아보면 더워진 날씨에 쉬이 상하는 음식들을 제대로 관리 안 한 잘못이 크다. 조금만 부지런하게 음식찌꺼기들을 빨리 버리면 될 일을 덥다는 핑계로, 귀찮다는 이유로, 일이 바쁘다는 변명으로 잠시만 미루다 보면 어느새 날파리들이 집 안에 날아다닌다. 

처음 한참을 고생한 끝에 무수한 살충제를 뿌리거나, 파리 모기 퇴치용 끈끈이를 설치하기도 하는 등 노력을 했지만 결국 가을이 되어서 날씨가 추워지고 나서야 경우 문제가 해결되었다. 

누군가가 해야 할 작은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는 가족 모두의 불편으로 돌아갔다. 

아무에게도 그 책임을 돌릴 수 없다. 누군가의 집에 아닌 내 집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원인은 나이기 때문이다.      


사실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그 원인으로 인한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배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늘 이름 모를 핑계와 변명으로 자신으로부터의 책임에서 벗어나려 하다 보면 늘 인생의 모든 순간은 초라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부부간의 문제일 경우는 더욱더 책임과 권한, 원인과 결과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야 한다.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일반적인 주부들이 느낀 일상의 자잘한 일상의 고됨과 반복되는 문제를 발견하게 되는 일이 많다. 

흔하게 남편들이 하는 말 중에 집에서 뭐 할 일이 많냐고 하는데 집안일처럼 성가시고 귀찮은 일이 없다. 

끊임없는 반복은 삶을 지치게 하고, 아무것도 아닌 가족들의 생활 속 흔적을 정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보다 더 참을 수 없는 것은 그러한 노고에 대한 세상과 가족의 박한 평가이다.      


부부에게는 역지사지의 마음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내가 해보지 않은 것들에 대한 평가에는 늘 선입견과 오해가 있기 마련이다.

가끔은 아내의 일상을 함께 해보기를 바란다. 한 번쯤은 남편의 고단함을 나누어주길 바란다.      

그게 부부가 함께 살아가는 지혜일 것이다. 







# 작품 소개


우리 주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으면서도 사람들이 싫어하는 곤충은 아마 파리일 것입니다. 집 안을 날아다니면서 성가시게 굴고, 음식에 자꾸 날아와서 쫓아내느라 신경 쓰게 됩니다. 잡으려고 해도 너무 빨라 쉽게 잡히지도 않아 속을 썩이지요.

모든 사물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누군가에는 귀한 약이 누군가에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면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무뚝뚝하게 보이던 친구가 사실은 진짜 나를 생각해 주는 진정한 우정을 말없이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귀찮게만 느끼던 파리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해 보면 어떨까요? 자신은 별로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고 살아가는데 적장 사람들이 자기를 나쁘게 보고 공격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동시에서는 파리의 입장에서 새롭게 생각해 보는 기회를 줍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다양한 사물이나 동물, 사람들의 입장에서 새롭게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글로 써본다면 좋은 글이 나올 수 있습니다. 





# 창작 아이디어


글쓰기 기본 중에 하나는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다르게 이해하고 표현하기입니다. 주위의 다양한 소재를 발견하여 반대의 입장에서 글을 쓴다면 재미있는 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분의 꽃들은 매일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동물원의 동물들은 고향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요? 여름철 에어컨과 선풍기는 바쁘다고 힘들다고 불평하고 있지 않을까요? 한 번도 보지 않고 있는 동화책은 화가 나서 삐져 있지 않을까요?

상대방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면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어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고, 올바른 인성을 갖추는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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