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뚝의 속삭임
천변뚝, 그 무거운 어깨에
매년 비의 무게가 쏟아진다.
돌과 흙으로 쌓인 벽은
고요한 빗물에 비친 구름을 바라보며
속으로는 긴장을 풀지 않는다.
폭우가 몰려오면
뚝은 온몸을 웅크린 채
거친 물살을 막아내려 애쓰고
그 위에서 나는 묻는다.
“언제까지 버텨줄 수 있을까?”
흘러가는 물은 가벼워 보이지만
그 아래 숨은 힘은 어마어마하고,
천변뚝은 입을 다문 채
더 높이, 더 단단히 서 있어야만 한다.
해마다 이 위태로운 경계선 위에서
삶은 흐르고, 물은 차오르고
뚝은 흔들리지만 무너지지 않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