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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문규 Apr 04. 2016

오키나와 1일차 : 얀바루 소바

밥은 먹고 여행하자!

여행 준비를 끝마치고, 우린 기대반 설렘반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인천공항에서 오키나와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마치 제주도에 여행가는 기분이랄까?


제주항공, Contax G1
배부터 채우자

첫날 숙소에는 모든 것이 어두워진 느즈막한 시간에 들렀기때문에 오키나와에 대한 첫인상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본격적 여행에앞서 배가 든든해야 움직일 수 있는 우리는 오키나와에서 유명한 '소바'를 먹기로했다. 가이드북에서 오키나와에서 유명한 소바집들이 많다는 것 을 알려주었는데, 우리가 가기로한 '얀바루 소바'는 관광객 뿐 아니라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집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우린 또 단 한장의 사진으로인해 출발 전 한국에서부터 '얀바루 소바'를 맛보고 있었다.

오키나와 얀바루 소바, Pentax ME Super

바로 이 담벼락이었다.


소바의 맛보다 저 낡은 돌담을 맛보고 싶었다.

그리고 저 담벼락 앞에서 '우리'의 사진을 남기고 싶었다.


오키나와 사찍녀가 찍어준 글쓰남, Pentax ME Super

사찍녀의 사진은 우리끼리만 간직하기로...

얀바루 소바로 인해 배가 불러진 우리는 반대편 담벼락에서 서로를 향해 조준하고 있었다.


우린 늘 이런식이다.
각자의 스타일이 있어서 서로의 카메라 속에 담는 느낌은 다르지만 결국 피사체의 마지막은 서로가 된다.


그래서 맛은 어땠나?
오키나와 얀바루 소바 카운터, Pentax ME Super

메뉴는 간결하게 두가지다.

'소키소바' 돼지갈비를 뜻하고
'산마이니쿠소바' 삼겹살을 뜻한다.

양이 작은 어린이들을 위한 소바도 있다.

우리는 하나씩 맛보기로하고 사찍녀는 삼겹살을 글쓰남은 돼지갈비를 시켰다.

오키나와 얀바루 소바의 소키소바, Nikon D50
뭐, 다 맛있지 않나?

음. 맛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독특하고 맛있었다.

우아~~하고 감탄할정도의 맛은 아니었던것 같지만 국물이 진득하니 깊은맛이 있었고, 면은 꼬들꼬들 잘 끊어져 간결한 느낌이었다.


여기서 우리 여행기의 최대 단점이 나온다.

우리는 여행할 때 맛의 기록보다는 여행지에서 주는 '시선의 기록'에 더 집중한다. 그 때문인지 우린 음식 사진도 거의 찍지 않는다. 포스팅하는 '음식 사진'은 우리 글쓰남이 간략하게 찍은 사진만을 사용한다.


맛표현하는 것도 우리에겐 가장 큰 어려움이다. 우리 입에는 웬만한 것은 다 맛있기 때문이다.

(예외가 있다면 글쓰남은 커피 맛에는 엄격하다.)


그런 것을 떠나서 훌륭한 소바였다.


오키나와 얀바루 소바, Pentax ME Super

얀바루 소바에 가려면 이러한 줄은 감수해야한다.

뭐, 어느 여행지든 인기 많은 곳은 줄을 서기 마련인데 우리가 도착했던 시각은 오전 10시30분이었다.

점심식사가 시작하기도 훨씬 전부터 주차장에 차들이 꽉 들어서더니 (10대정도 주차가능) 어느덧 여행객들과 현지인들이 일렬 종대로 늘어서있었다. 사찍녀의 기억이 맞다면 우린 15분정도 대기했다.


얀바루 소바를 들르며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유명 여행지도 좋지만,

로컬이 추천하는 숨어있는 가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점이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러한 곳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오키나와 얀바루 소바 앞의 꼬마, Pentax ME Super
우리에게 보여준 낯선이의 수줍은 미소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까지도 긴 여운으로 남아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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