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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버리KAVORY Nov 07. 2023

켄터키는 후라이드 이전에 버번이다.

와일드 터키 마스터 디스틸러 에디 러셀 방한 행사

국내에서 버번위스키 3대장으로 불리는 것들이 있다.

메이커스 마크(Maker's Mark), 버팔로 트레이스(Buffalo Trace) 그리고 와일드 터키(Wild Turkey).

와일드 터키 증류소의 마스터 디스틸러(Master Distiller)인 에디 러셀(Eddy Russell)과 브루스 러셀(Bruce Russell)의 방한을 기념해서 크고 작은 행사들이 진행되었다.


지인의 초대로 방한 행사 중 더 보일러스(The Boiler's)에서 진행된

BBQ with RUSSELLS 행사에 다녀왔다.

마스터 디스틸러인 에디 러셀과 그의 아들 브루스 러셀이 진행하는 마스터 클래스에

더 보일러스의 아메리칸 BBQ가 곁들여지는 행사로 와일드 터키의 대표 제품인

와일드 터키 101의 이름에 맞춰 101명이 참여하는 행사로 진행되었다.

101은 101 프루프에서 따온 것으로 증류주 알코올 도수를 표기하는 Proof(프루프)를 이름에 붙인 것이다.

101 프루프를 알코올 농도로 바꾸면 50.5%. 즉, 와일드 터키 101 제품은 50.5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7시부터 진행된 행사장에 입장을 하면 럭키 드로우를 위한 응모권을 작성하고 자리에 착석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와일드 터키 증류소의 대표 제품 중

러셀 리저브 싱글 배럴, 와일드 터키 레이 브리드, 와일드 터키 마스터스 킵 언포가튼 3가지를

시중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 현장 판매 중인 위스키 >

웰컴 드링크로 와일드 터키를 이용한 하이볼이 제공된다.

< 와일드 터키를 이용한 하이볼 >
< Meet Russells 행사의 타임 테이블 >

오후 7시부터 입장이 시작되어 자리에서 바로 식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은 4명이라 6인 테이블에 다른 2명의 참가자와 함께 자리를 했다.

< 시음용으로 제공된 4가지 위스키와 더 보일러스의 바베큐 플래터 >

자리에는 테이스팅 세션을 위한 4가지 위스키와 식사용 바비큐 플래터가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처럼 4명이서 온 경우에는 셰어 해서 먹는 데에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혼자 오시거나 소수로 오신 분들은 불특정다수와 나눠 먹기에 조금 불편했을 것 같다.


테이스팅용으로 준비된 위스키는

- 와일드 터키 101 8년( Wild Turkey 101 8yr )

- 와일드 터키 101 12년 ( Wild Turkey 101 12yr )

- 러셀스 리저브 싱글 배럴 버번 ( Russell's Reserve Single Barrel Bourbon )

- 러셀스 리저스 싱글 배럴 라이 ( Russell's Reserve Singe Barrel Rye )

이렇게 총 4가지 위스키가 테이스팅 세션을 위해 준비되었으며

식사는 하이볼과 곁들일 수 있었다.


8시가 되어 오늘의 주인공인 에디 러셀과 브루스 러셀이 소개되고

브랜드 교육과 테이스팅 세션이 시작되었다.

에디 러셀(좌)과 브루스 러셀(우)

사진의 왼쪽이 마스터 디스틸러인 에디 러셀, 사진의 오른쪽이 그의 아들인 브루스 러셀이다.

1954년 와일드 터키의 마스터 디스틸러로 합류한 지미 러셀(Jimmy Russell)에 이어 에디, 브루스가 현재까지 증류소를 이끌어가며 3대 버번위스키로 자리 잡고 있다.

지미 러셀도 여전히 증류소에 가끔 출근을 하며 공정에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브랜드 교육에 앞서 에디 러셀이 버번위스키(Bourbon Whisky)에 대해 설명해 준다.

버번위스키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게 규제되는 술 중 하나로 아래 조건을 충족해야만 버번위스키라 부를 수 있다고 한다.


- 미국 내 생산.

- 전체 곡물 중 옥수수 사용량 51% 이상.

- 내부를 숯처럼 태운 새 오크통에서 숙성.

- 증류된 원액의 알코올 도수가 80도(160 proof) 이하.

- 배럴에 담을 때 알코올 도수 62.5도(125 proof) 이하.

- 병입 시에 최소 알코올 도수 40도(80 proof) 이상.


이 조건들을 충족해야만 버번위스키라고 명시할 수 있다.

버번위스키에 최소 숙성 제한은 없지만 보통은 4년 이상 숙성 후 병입하고 있다.

추가로 켄터키 지역에서 만들었을 때만 켄터키 버번(Kentucky Bourbon)이라 부를 수 있다.


그럼 왜 하필 켄터키일까?

위스키에 사용되는 원재료는 곡물과 물이 전부다.

켄터키 주를 가로지르는 켄터키 강(Kentucky River) 상류의

Lime stone(석회암)을 지나며 자연스럽게 필터링된 물을 사용하며

이 물에는 풍부한 미네랄이 함유되어 부드러운 질감을 표현해 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버번위스키인 와일드 터키, 버팔로 트레이스, 메이커스 마크, 우드 포드, 짐 빔 등의

증류소들이 켄터키 주에 몰려있는 이유이다.


켄터키 주 아래에 맞닿아 있는 테네시 주(Tennessee)도 비슷한 이유로 위스키 유명 산지로 불리는데

차별화를 위해 숙성 전 필터링 과정에서 단풍나무로 만든 숯으로 여과하는 과정이 추가되었다고 보면 된다.

악어가죽처럼 바짝 태워진 나무

켄터키의 대표 버번위스키 와일드 터키는 켄터키 강의 훌륭한 물을 바탕으로

더 뚜렷한 아로마와 테이스트를 표현하기 위해'Aligator Char Barrel'이라 불리는

아메리칸 뉴 오크통을 사용한다.

모든 오크통은 생산 과정에서 Toasting(간접적인 불로 나무를 건조하고 향을 입히는 과정)과 Charing(직접적인 불로 오크통 내부를 태우는 과정)을 진행하는데 토스팅의 정도에 따라 위스키에 입혀지는 풍미의 종류와 강도가 달라진다.


그중 'Algator Char Barrel'은 말 그대로 악어의 가죽처럼 갈라질 정도로 강하게 태운 오크통을 말한다.

이렇게 강하게 태우면 나무가 가지고 있는 당분이 캐러멜화가 되며 더욱 강한 종류의 풍미가 형성되고,

거칠고 갈라진 표면이 위스키와 닿는 표면적을 확장시켜 풍미가 강화된다.

와일드 터키의 위스키는 이런 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Aligator Char Barrel'을 고집하고 있다.

와일드 터키 'Rickhouse'

와일드 터키의 증류소에는 'Rickhouse'라고 불리는 위스키 숙성 창고가 있는데

이 창고 또한 와일드 터키의 노하우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7개 층으로 구성된 이 창고는 넓은 증류소 전체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데 창고의 위치에 따라 공기의 흐름이 달라 각기 다른 숙성이 진행되고,

높은 층에 위치할수록 일교차가 커지면서 제품 숙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브랜드 교육이 끝나고 테이스팅이 본격적인 테이스팅이 진행되었다.

와일드 터키 101 8yr(좌), 와일드 터키 101 12yr(우)

먼저 에디 러셀의 아버지이자 브루스 러셀의 할아버지가 기반을 닦아놓은 와일드 터키 제품들.

와일드 터키 101 제품들은 대중적으로 접하기 쉬운 제품들이라 익숙한 편이었다.

와일드 터키 101 8년 제품은 최소 8년 이상 숙성된 위스키들이 블랜딩 되는 제품이다.

최소 8년 이기에 8~11년 숙성된 위스키들이  블랜딩 되어 있다.

당일 오픈되어 그런지 톡 쏘는 알코올이 튀었지만 특유의 바닐라, 캐러멜 풍미가 은은하게 느껴졌다.

그에 비해 12년 제품은 숙성이 더 오래되어 진한 색을 띠고 조금 더 부드러웠는데 오히려 캐릭터가 덜 느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 에어링을 통해 가진 풍미가 더 발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날만 놓고 보면 12년 보단 8년 제품이 더 취향에 맞았다.

러셀스 리저브 싱글 배럴 버번(좌), 러셀스 리저브 싱글 배럴 라이(우)

다음은 2대 마스터 디스틸러인 에디 러셀의 작품인 러셀스 2종류.

옥수수 베이스의 버번 싱글 배럴과 호밀 베이스의 라이 싱글 배럴 두 제품.

특히 라이 싱글 배럴 제품이 여러 대회나 평가 기관에서 호평을 받은 제품이긴 했으나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버번 싱글 배럴이 훨씬 입맛에 맞았다.

풍미도 다채롭고 묵직한 질감에 진한 바닐라 향과 고소한 견과류 뉘앙스까지.

조금 더 에어링을 거쳐서 마시면 훨씬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개인적으로 이 날 가장 좋게 느껴진 제품이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현장 할인 판매가로 한 병 구매해 와서 집에 고이 보관 중이다.


사실 버번위스키를 접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싱글 몰트로 위스키에 입문하여 글렌 드로낙, 글렌 알라키를 만든 빌리 워커(Billy walker)에 매료되어

버번위스키는 쳐다보지도 않다가 최근 지인들을 통해 버번위스키에 입문하며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빠져들고 있었다.

셰리 위스키의 화려한 아로마도 매력적이지만

묵직하고 고소한 아로마와 입에 남는 단맛이 버번이 가진 매력이다.


좋은 기회가 되어 버번위스키가 정확히 무엇인지.

왜 버번위스키는 켄터키로 통하는지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내게 켄터키는 후라이드 치킨이기 이전에 버번위스키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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