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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류 Oct 26. 2024

[9편] 스위스 맥도널드 - 그만둘까 고민

돈도 안되고, 독일어도 안 늘고, 레이는 점심에 혼자 집에 있어야 하고......

출근하는 날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 애 점심 차려놓아야 한다.

몇 시간 실내에 놔둬도 상하지 않고, 데워먹지 않아도 될만한...


게다가 알바 고작 한 시간을 위해서 귀찮게시리 외출 준비도 해야 해서 그만둘까 말까 줄곳 고민만 해 왔다.


그럼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50% 할인권"을 한 달에 다섯 장씩 받는다 것과 코딱지만한 월급에 실업급여까지 내는데 그게 아까워서.


근대 이 할인쿠폰은 앱 안에 있는 거라서 나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딱히 메리뜨도 없고 (햄버거를 별로 안 좋아함) 실업급여도 1년은 일해야 나오는 건데, 1년 다닐 생각 하니 끔찍해서 이래저래 이득 볼 게 하나도 없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감자 튀기다가 두 차례나 손등과 팔뚝에 화상을 입고 그 상태로 일본으로 여행 겸사겸사 갔다.


일본 맥도널드에서 매니저로 3년 동안 일한 친구에게 궁시렁대니 맥도널드 자체가 블랙기업이란다.

여기서 일하는 부류는 딱 두 가지 중 하나란다.


햄버거를 미친 듯이 좋아하거나,
거기 외에 일할 곳이 없거나


점점 자존감이 바닥을 치다 보니 "나는 후자인가."라는 생각에 괜스레 비참함과 자괴감이 느껴질라고 했다.


"나는 내가 후자 같다."

라고  말하니 친구 A 놈이

"스스로를 왜 낮추노. 병신인가? 인마, 팔뚝 다 디고 니랑 안 맞는데 말라고 하노. 아닌 거에 연연하지 마라."

"그럼 뭐 할까. 독일어도 못하고, 뭔가는 해야 하고..."

"차라리 브이로그를 해라. 스위스 좋다 아이가. 그냥 자연 찍고, 마트 가서 장보는 거 찍고, 편집하고 올리고 해바."

"그런 게 조회수가 나오긴 하겠나."

"조회수는 니가 정하는 게 아니야. 어떤 게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그지."


한달만에 거의 나아가는 화상 상처


그래.. 그만둬야겠다.

뭐 짜다리 좋을 것도 없고... 가서 말해야겠다.


오늘도 심야알바 있는데...하아..


근대 뭐라고 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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