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류 Nov 18. 2024

다다미로 방 크기를 재는 일본

다다미로 방 크기를 재는 일본, 평으로 공간을 느끼는 한국

한국은 방 크기를 **평(坪)**으로 나타내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본에서 **다다미(畳)**라는 단위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이 방은 6조(六畳)입니다”라며 다다미의 개수로 방 크기를 말한다.


아래의 그림을 살펴보면 6.2조와 6조의 방이 두 개에 거실크기가 11.4조라는 말이다.

그래서 이런 집을 2LDK(니.에루.디.케)라고 부른다.

2는 방이 2개라는 뜻이고, L(living) D(dining), K (Kichen)이다.


부동산에서 자주보이는 단면도


1. 다다미와 평, 단위의 차이에서 느껴지는 문화


한국에서 1평은 약 3.3㎡로써, “30평의 집”이라고 했을 때 대략적인 공간감이 떠오른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방 크기를 다다미 한 장을 기준으로 설명한다.

다다미 한 장은 약 1.62㎡ 정도로, 지역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교토식, 에도식) 대체로 비슷한 크기다.

다다미 위에 한 사람이 누웠을 때의 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6조입니다.”라고 하면, 다다미 6개를 붙여놓은 크기인 약 9.72㎡ 즉, 3평 정도라고 보면 된다.

참고로 교토식 다다미는 약간 더 큰 편이다.


교토식이 조금 더 크다.


2. 다다미가 담고 있는 공간의 의미


다다미는 일본 전통 주택에서 바닥재로 사용되는 동시에 방의 크기를 정의하는 기준이다.

예컨데, 4.5조(四畳半)는 개인의 최소 생활공간으로 여겨졌다.

이는 단순한 크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다다미 위에서 잠을 자고, 앉아 차를 마시며, 식사를 하는 등 한 사람의 생활을 모두 아우르는 공간의 최소 단위였다.

4.5조 방의 크기

3. 단위에서 느껴지는 실용성과 철학


한국의 평은 “몇 명이 살 수 있을까?” 혹은 “얼마나 활용될 수 있을까?”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일본의 다다미는 단순히 크기를 넘어, 전통적인 사용 방식과 문화적 배경까지 포함한다.

다다미 방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펼쳐진 이불, 낮은 테이블, 벽장 같은 공간 활용이 떠오른다.

보통 혼자 사는 사람의 경우 6조에서 8조 정도의 원룸이 일반적이다.


4. 현대의 변화: 여전히 남아 있는 다다미와 평


재미있는 점은, 한국에서도 “평” 단위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식 아파트와 오피스텔에서는 제곱미터(㎡)로 면적을 표기하는 것이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일본 역시 평방미터(㎡) 표기를 사용하지만, 다다미 방이 여전히 중요한 기준으로 남아 있다.

현대식 주택에서도 다다미 방 하나쯤은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결합하려는 일본 특유의 미학적 감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70㎡(헤베)의 집, 대략 23평이고 45조정도된다. 각 방은 4.5〜7조이고, 거실은 12〜15조이다.

여담인데 도쿄기준, 3인가족이 70㎡(헤베)에 산다고 치면 월세는 최소 25만엔 이상이며 꽤 큰집에서 사는 편이다.

나 역시 니시신주쿠(西新宿)경계의 나카노사카우에(中野坂上)에서 살면서 20만엔 이하를 찾기가 힘들었다.

신주쿠중앙공원근처의 타워맨션. 25평에 월세가 대략 400만원정도다



지은지 50년다되가는 리노베한 4층짜리 맨션집의 가격도 월세가 200만원이 넘는다.


일본 집은 대부분 작기 때문에,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수납 기술이 매우 발달했다.

작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며 깔끔하게 정리하는 일본식 수납 방식은 배울 점이 참으로 많다.


말이 삼천포로 빠졌는데 다시 돌아와서,


결론적으로, "평"과 "다다미"는 단순한 측정 단위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넓은 공간에 대한 선호가 경제적 가치와 연결된다면, 일본에서는 다다미가 주는 안락함과 전통적 미학이 공간의 가치를 정의한다.

서로 다른 두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며, 우리가 추구하는 공간의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본공중화장실] 유럽과 비교되는 하이테크 시스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