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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H Aug 22. 2024

대리효도


갓 19개월 된 내 딸이 웃는다.

환갑이 훌쩍 지난 내 아빠도 같이 웃는다.


내가 자라며 해오지 못한 효도를

내 딸이 나의 아빠에게 다 하는 것 같은 요즘.


내 딸을 가만히 앉혀두고

너 아니면 웃을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너 아니면 지난 1년을 어떻게 살았겠냐고,

아마 못 살았을 것 같다는 아빠를 보며

나는

생각한다.


나는 지난 35년 간 정말 형편없는 딸이었구나.


나는 반성한다.

내가 이렇게 아빠에게 살갑게 군 적이 있나,

내가 이렇게 아빠를 소리내어 웃게 한 적이 있나,

왜 나는 아빠에게 더 친절하지 못했을까.

왜 나는 아빠에게 더 다정하지 못했을까.


그리고 또 생각난다.

항상 나의 모자람을 채워주는 나의 딸,

고맙고 또 고맙고 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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