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19개월 된 내 딸이 웃는다.
환갑이 훌쩍 지난 내 아빠도 같이 웃는다.
내가 자라며 해오지 못한 효도를
내 딸이 나의 아빠에게 다 하는 것 같은 요즘.
내 딸을 가만히 앉혀두고
너 아니면 웃을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너 아니면 지난 1년을 어떻게 살았겠냐고,
아마 못 살았을 것 같다는 아빠를 보며
나는
생각한다.
나는 지난 35년 간 정말 형편없는 딸이었구나.
나는 반성한다.
내가 이렇게 아빠에게 살갑게 군 적이 있나,
내가 이렇게 아빠를 소리내어 웃게 한 적이 있나,
왜 나는 아빠에게 더 친절하지 못했을까.
왜 나는 아빠에게 더 다정하지 못했을까.
그리고 또 생각난다.
항상 나의 모자람을 채워주는 나의 딸,
고맙고 또 고맙고 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