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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량이꿈 Nov 16. 2023

안녕! 전 남자 친구!

그리운 그 시절

전 남자 친구와는 2013.03.22부터 2021.10.16일까지 무려 8년간의 연애를 했었다.

그는 내가 첫 취업을 하여 다니던 직장에서 만난 직장동료였다.

그 당시 나의 이상형은 강호동 같은 체격이 다부진 사람이었다.

웬걸? 내 앞에 그렇게 듬직한 체격의 남자가 눈에 띄었다.

친해지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말수도 적고 누군가와 친해지려고도 하지 않아 보였다.

점심시간마다 일부러 서류 보여줄 게 있다 하며 그에게 다가갔는데 그때마다 그 사람은 혼자 조용히 음악을 듣곤 했다. 사람이 좋으면 그 사람이 하는 모든 걸 다 알고 싶고, 듣고 싶고 하지 않는가? 노래 제목을 알려달라 하여 퇴근 후 집에 가는 길 그 음악을 들으며 그 음악이 최애 음악으로 변하며 온통 그 사람 생각만 했었다.

어느 날, 회식이 있었다. 늘 안에서만 보다가 밖에서 그 사람을 보게 되니 정말 다른 사람 같았다. 한 번 더 반하게 된 계기였다.

평소 나는 술을 마셔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아 술을 잘 마신다는 소리를 듣던 때라 얼씨구나 싶어 2차, 3차, 4차까지 다 따라갔다. 물론 엄청 취했었다. 그 사람도 취했는지 서로 취기에 연락처를 주고받았었다.

번호는 주고받았지만 뭐라 딱히 서로 연락을 주고받을만한 일도 없었고, 할 이유도 없었던.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는 점점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커져갔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나에게 관심조차 없었고, 심지어 전 여자친구와 헤어진 지 한 달도 안 되었단다.

퇴근하면 굳이 술 한잔 하자는 빌미를 어떻게든 만들어서 또 동료들끼리 한잔~ 두 잔~ 그러다 꼭 마지막까지 전 남자 친구와 나는 둘만 남게 되었었다. 엄청 적극적으로 어필했던 나와 달리 나를 계속 밀어냈다.

어찌어찌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의 적극적인 구애가 성공했다. 그 사람과의 연애가 시작되었다.

연애를 시작하니 사람이 참 웃기더라.

잡은 물고기에 밥 안 준다고 그렇게 애걸복걸 매달려놓고 막상 사귀게 되니, 그전만큼의 노력을 하지 않는 내가 보였다. 그에 반면 그 사람은 나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너무 느껴지고 보였었다.

내가 약속시간을 1시간을 늦어도 화를 내기는커녕, 데이트 동선을 다시 수정하여 데이트를 하였었고, 그 사람의 모든 일상은 내가 되었었다.

대학원 재학 당시, 수업이 끝나면 오후 11시 이후였다. 밤 운전이 어려웠던 나를 위해서 그 사람은 우리 집 앞에 본인의 차를 세워두고 대학원까지 버스를 타고 와서 내 차를 운전해 주던 사람이었다.

소중함이 소중한 줄 모르고 지냈던 내가 너무 어리석었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8년간의 연애를 마치고, 2021년 10월 16일 부부가 되었다.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아기천사가 찾아와 지금은 부모가 된 우리여서 매일매일 미션을 수행하듯 서로의 애틋함보다는 부모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신랑과의 행복하고 설레었던 그때 그 시절을 돌이켜 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다.

매일 다짐하는 말인데, 현실에 치이다 보면 잊는 말이 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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