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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향기 Jun 18. 2024

여름의 시작

서늘한 바람이 내 팔을 감으며 물었다. 

많이 아팠니

아니, 나는 괜찮아

나는 희미하게 웃었다.


무더운 공기가 내 어깨에 내려앉으며 물었다.

많이 고단했니

아니, 나는 괜찮아

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너의 괜찮음이 나의 괜찮음이다

바람이 가고 오는 것처럼 

사람이 가고 오는 것이

그 자리에서 바람을 맞고 사람을 맞이하는 것이

너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따뜻하게 맞잡은 손바닥의 체온이

마음의 온도를 높이고

갈라진 틈을 채우고

흘러 흘러 

뜨거운 강물이

되고.


이제는  다시 돌아온

차가운 밤

소스라치게 어두운 바람이

나에게 묻는다

괜찮니

응 나는 괜찮아

암흑에 갇힌 내 얼굴


온 세상을 끌어안고 잠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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