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마음으로
나의 이기적인 마음을 깨부숴버리고 싶다. 어제 엄마와 통화를 하면서 놓쳤던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이런 말이 있다.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성경에 기록된 이 구절은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 의를 먼저 구하는 삶을 살라는 뜻이며, 그럴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다 공급해 주신다는 의미이다. 요즘 나는 반항기? 휴식기? 안식기? 라서 하나님 나라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하나님이 서운하실 수는 있지만 이런 나의 마음도 이해하실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변명 같지만 나는 하나님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주역 책을 보아도 욕심을 버려야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성경에서도 자기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지 말라 고 한다. 부자가 되는 방법을 다룬 책들을 보아도 그렇다. 다른 사람들을 유익하게 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말한다.
나는 헛똑똑이였던 거다. 나의 방향은 완전히 틀렸던 거다. 세상 욕심이 눈이 어두워져서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내 평생이 그리 이타적이었던 적은 없었던 걸 생각해 보면 나는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인간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이타적 동기로 살아봐야겠다. 그게 인생을 제대로 사는 것이라면 나는 그 길을 선택할 거다. 혹 그 길을 따라가다가 내가 원하는 부와 명예가 나를 따라오지 않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그 길 끝에서 후회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바른 길로 갔으니까.
그럼 얼마큼 세상을 위해서 타인을 위해서 살 것인가. 내가 할 수 있을 만큼만. 다른 사람을 위해 살다가 나를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나는 일개 보통의 사람일 뿐이다. 나도 지키고 내 가족도 지키려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야 한다. 나를 포함한 가족을 뛰어넘어 세상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은 그야말로 비범한 사람, 위대한 인물일 거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한동안 고민했던 내 인생의 방향성이 어이없게도 이렇게 결론이 났다. 이 결론이 또 무슨 일 때문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답답했던 마음이 사라졌다.
나만을 위해서만 사는 것은 재미가 없지 않나. 나 혼자 즐거운 것은 별로 즐겁지도 않다. 즐거움은 나눌 때 더 커지는 법이니까. 나는 함께 누리고 함께 행복하고 싶다. 내가 조금 고생을 하더라도.
생각해 보면, 정말 그랬다. 이 학교가 나를 채용해 줘서 고마운 마음에 학교를 위해 일을 하다 보니 지금 이 자리에까지 온 거다. 지금도 뭘 특별하게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진심을 알아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된 것 아닌가. 모두가 내 마음을 다 알 수는 없다. 그걸 바라서도 안 되고.
알고 보면 오랜 육아로 공백기를 가졌던 것이 나에게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교사가 되고 싶은 열망을 갖게 했고, 지금도 여전히 배우고 있는 중이다.
마음을 활짝 열어서 내 주위의 사람들과 학교와 세상을 향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연구하고 그에 매진해야겠다. 그것이 무엇이든, 또 내가 그걸 잘 하든 못 하든 간에 그걸 하는 동안에 내가 행복할 것은 분명해졌다. 그럼 그렇게 살아야지. 가슴 한복판이 시원해진 것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