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누리 Jun 22. 2024

나는 오늘도 꿈을 꾼다

자주 듣는 음악이 있다. 서영은의 “꿈을 꾼다.” 서영은 가수가 부르는 이 노래를 들으며 나의 꿈과 열정 도전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봤다. 나는 이 노래를 부르며 공감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나의 몇 년을 돌아보았다. 그중에 이 도전도 포함이라고 하면 나도 이 노래를 부르며 즐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차례 나오세요~”      

의상을 입고 쭈뼛쭈뼛 나갔다. 그리고 난 금방 그 시간을 즐겼다. 찰칵찰칵 카메라 소리가 신명 났다. 자신 없고 어색한 포즈지만 촬영 기사님의 근육 멋있어! 이뻐!라는 칭찬은 나를 응원해주고 있었다. 어떻게 끝났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쏜살같이 지났고 너무 즐거웠다. 나는 늘 멋진 복근을 가지는 상상을 했다.


학창 시절부터 운동을 잘했고 40이 되도록 가까이했지만 바디프로필 촬영에는 왠지 자신이 없었다. 그러다 인스타에 한 피드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친한 동생이 듣도 보도 못한 운동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날은 역도를 어떤 날은 철봉을…. 뭐 저런 운동을 다할까 생각했다. 그리고 너무 힘들다고 하는 동생에게 물어봤다.    

  

“그렇게 힘들어?”

“체험해 봐. 언니”      


동생의 답에 바로 체험신청을 했다. 동생이 운동하는 곳이 우리 카페에서 제휴를 맺고 홍보하는 곳이라 부담 없이 신청했다. 처음 체험하던 날 너무 힘들었다. 숨이 턱턱 막히고 땀을 비 오듯 쏟아냈다. 그런데 그 땀이 너무나 희열이 있었다! 바로 등록했다. 코로나 동안 집에서 스피닝을 하고 있던 거라 체력엔 자신이 있었는데 나를 이렇게 극한까지 몰아가는 운동에 뭔가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갈 수 없는 날은 빼고 최대한 운동을 나가기 시작했다. 크로스핏이라고 불리는 운동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철봉운동도 있었고 내가 평생에 들어볼 일이라곤 없다고 생각했던 바벨 들고, 벽에 물구나무를 선 날도 있다. 운동을 시작하고 나니 그 순간만큼은 운동을 잘하는 친구가 매우 부러웠다. 난 하지 못하는 동작을 쉽게 해내고 들지 못하는 무게를 쉽게 들 수 있는 그녀들이 멋있었다. 동작 하나하나를 눈여겨보고 물어보며 익히기 시작했다. 가장 많이는 운동이 철봉과 맨몸 운동이다. 그중 달리기와 줄넘기는 내가 특히나 자신 있어하는 종목이었다.


초등학생 때 육상부, 그리고 중학교 때 오래 달리기 학교대회 1등.! 그리고 줄넘기는 고등학교 3년 내내 아침마다 2-3천 개씩은 넘고 등교를 했다. 20대 때에도 늘 8킬로를 뛰었다. 하지만 오래 전의 운동능력이었고 처음에 2단 줄넘기는 10개만 해도 숨이 찼다.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철봉운동은 두 손으로 매달리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그런데 밴드도 걸지 않고 풀업을 해내는 모습! 욕심이 나서 틈이 날 때마다 연습했다. 그러길 수개월... 그렇게 당겨지지 않던 몸이 붕~ 하고 뜨더니 풀업에 성공한 날이 왔다.


어제까지만 해도 되지 않은 것이 갑자기 된 것이다! 처음 붕 떠올라 얼굴이 철봉 위를 넘었을 때 내려오고 나서 난 환호를 했고 친구들이 같이 소리쳐주었다. 매일의 노력이 빛을 바란 그날! 아직도 그날의 기분이 생생하다. 이렇게 저렇게 재미있게 운동하고 있을 때 매니저님이 바디 프로필 2기를 모집한다고 해보라고 했다. 그래! 복근 한번 가보자! 별 고민 없이 신청했다. 사실하다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시작은 해보자. 이번에 안 하면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고민 없이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라톤 또한 언젠간 한번 해봐야지 하던 작은 계획 중 하나였는데 이번에 완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는 과정 중에 김포시에서 주취 한 마라톤 대회가 있었고 우리 짐은 마라톤 대회에도 단체로 참여하게 되었다. 당연히 함께했고 내 생에 처음으로 5킬로 마로톤을 완주하고 메달을 받았다. 그 뒤 6개월 나는 한 스튜디오에서 내가 고른 멋진 의상들을 입고 내 인생 최고의 몸 상태에서 내가 피땀 흘려 만든 복근과 팔 등의 근육을 뽐냈다. 나 자신이 기특해 한껏 자랑스러워하며 그 시간을 즐겼다. 가만히 서 있어도 드러나는 근육들이 그렇게 이쁠 수가 없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코가 골절되는 교통사고가 나 한참 몸을 만드는 중 3주간 병원에 입원했고 그동안 근육을 잃지 않고 체력을 잃지 않기 위해 나 혼자만의 병원에서 식단을 했다. 촬영 일자가 갑자기 바뀌어 미리 잡혀있던 강의 일정도 조정해야 했다. 신랑과 아이가 아플 때 나는 감기에 옮지 않기 위해 간호하며 혼자 열심히 비타민을 먹었고 아침에 크로스핏, 저녁에 집에서 스피닝 두 타임 이상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던 메일이 도착했다. 내 바디를 촬영한 사진들이었다. 사진을 신랑과 함께 고르던 시간이 참 좋았다. 나의 꿈을 도전하고 이뤄가는 데 있어 내가 느낀 것은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함께 도전하던 바디프로필 운동 친구들, 먼저 촬영한 친구들의 아낌없는 조언과 응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운동에 시간 날 때마다 투자할 수 있도록 아이를 봐주고 운동가라고 지원해 주던 나의 편 우리 신랑. 나의 꿈을 도전하는 시간에 내 주위 사람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내가 해보지 않은 것을 해본다는 것은 두렵기도 하고 실패에 대해 무섭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말이 떠오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기시미 이치로의 책 제목이 생각난다.


내가 운동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체험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짐에 등록하지 않았다면 바디프로필을 하기로 마음먹고 도전을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뛰지 않았다면 내 인스타에 자랑스럽게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된 이 사진은 남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 중에 멋진 친구들이 생겼고, 언제가 뛰어보자 했던 마라톤도 달릴 수 있었던 기회가 생기기도 했다. 무슨 도전이든 상관없다. 마음먹기로 생각했다면 두려움으로 멈칫하기보다는 먼저 한 발을 디디면 어떨까? 내가 진짜로 그 일을 해보기 전에는 내가 실패할지 혹은 성공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깐. 결과와 상관없이 많은 부수적인 것들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바디 프로필 촬영 하나로 실패와 성공을 운운하는 것이 어떠면 조금은 가소롭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인생의 꼭 이루고 싶었던 복근을 가져봤고 이 일을 시작으로 나는 크로스핏 코치 레벨 1 자격증을 올 2월에 취득했고, 스피닝 웰니스 코치라는 네 임명을 올 4월에 얻었다. 친구의 제안에 나는 수긍하고 바로 실행으로 옮겼다. 이것은 내 인생에 또 하나의 즐거움을 준 일이었다.      


혹시 바디프로필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내일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운동을 체험해 보고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나에게 응원과 격려를 부탁한다면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해 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음악점역사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