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어땠을까?
지극히 주관적인 시점이다.
나 역시 다음 책을 내고 나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
그래서 그냥 혼잣말하듯 이 글을 써 내려간다.
첫 책을 냈을 때는 막연한 기대가 컸다.
‘어느 정도는 팔리겠지.’
근거 없는 확신이었다.
‘이 사람은 사주겠지.’
‘내가 이 정도로 잘했으니 저 사람도 사겠지.’
‘이 모임에서는 최소 몇 권, 많게는 몇십 권은 나가겠지.’
‘팔로워의 몇 퍼센트만큼은 팔리겠지.’
나는 머릿속으로 판매량을 그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결혼식을 앞두고 청첩장을 돌리며 기대에 부풀어 있던 내 모습과 닮아 있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한마디로, 기대에 못 미쳤다.
그때 나는 ‘이 사람이 샀을까?’ 하는 시선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시선이 나를 옭아매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두 번째 책을 준비하면서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이번 책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보편성’을 내려놓았다.
대신 ‘브랜딩’을 선택했다.
신중년의 이야기.
신중년 컨설팅을 하며 겪은 나의 경험.
그 자체가 브랜딩이 되기로 했다.
그리고, 내 글에 색을 입히기 시작했다.
이제는 더 이상 우물 안에만 머무르지 않기로 했다.
지인, 가까운 이웃, 열심히 쌓아온 팔로워들.
물론 소중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만 기대는 방식으로는
책이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
책이 스스로 일하는 구조.
그걸 만들어야 했다.
출간 초기에는 입소문과 후기가 중요하다.
판매량도 일정 수준은 입증되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도 주변의 반응과 지지는 무척 소중하다.
하지만 한두 달 반짝 빛나다 사라지는 책보다는
더 넓은 독자에게, 오래도록 닿는 책을 만들고 싶었다.
서점의 출간 리스트를 보면 대부분의 책은 몇 주 머무르다 사라진다.
하지만 어떤 책은 몇 달, 어떤 책은 1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킨다.
그건 단순히 내용이 좋아서가 아니다.
책이 저자 없이도 스스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서점 구석, 시선 아래에 놓이면 누구의 눈에도 띄지 못한 채 사라진다.
내용과 포지셔닝.
그 둘의 조화가 필요하다.
지금 나는, 그 균형을 연구하는 중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책은, 꽤 자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