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건 블루오션이 아니에요.

컨셉을 정말 잘 잡은 것도 아니에요

by 더블와이파파

신중년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어느 날, 누군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컨셉을 정말 잘 잡으셨어요. 이건 블루오션이에요.”


그 말을 들었을 땐, 그저 웃으며 넘겼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굳이 그러지 않았다.

어차피 설명하지 않아도 아는 사람은 알 테니까.


나는 처음부터 어떤 세대를 목표로 삼지도 않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한 적도 없다.

그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시작은 작고, 아주 개인적인 일이었다.


돌아보면,

삶의 방향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매일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썼다.


시간이 쌓이자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건네는 사람들, 마음이 닿았다고 말해주는 사람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처음엔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블로그라는 공간은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보이지 않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대화를 나누며 신뢰가 쌓이자 조금씩 서로를 더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제야 알게 됐다.

내 글에 가장 꾸준히 반응을 보이고,

진심 어린 이야기를 나눠주던 사람들이

대부분 50대 후반에서 60대 중반 사이의 신중년이라는 사실을.


그들과 나눈 이야기는 깊었다.

짧은 감상평을 넘어 삶의 굴곡, 가족과의 갈등,

은퇴 이후의 불안,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까지 그야말로 진짜 이야기들이었다.


그 대화 속에서 배웠다.

이 시대의 신중년이 어떤 생각을 품고 있고,

무엇을 고민하며, 어떤 기대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지를.


글을 쓰고 싶어도 디지털 도구에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시작조차 못 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처음엔 블로그 개설부터, 사진 올리는 법,

글 쓰는 방법은 물론 스마트폰 사용법까지 하나하나 함께했다.


그 일이 쌓이자 자연스럽게 글쓰기 코칭 요청이 들어왔고,

신중년을 위한 책을 쓰게 되었고, 강의장에도 서게 되었다.

이건 누군가를 공략하기 위해 만든 기획이 아니다.


나는 그저 사람을 진심으로 만났고,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을 뿐이다.

내 마음에 가식을 얹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만약 처음부터 계산기를 두드리며 시작했다면 지금까지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다.

신중년은 디지털에는 조금 서툴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을 보는 눈, 말 뒤에 숨어 있는 감정을 읽는 능력은

오히려 젊은 세대보다 더 섬세하고 정밀하다.


그런 분들 앞에서 겉치레로 무엇을 할 순 없다.

나는 그분들의 삶을 존중했고, 그 존중 위에 배움을 나눴다.


그리고 그분들이 변화하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

다시 삶의 중심으로 걸어 나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내 글쓰기와 강의도 더 좋아졌고, 조금씩 더 단단해졌다.


『이 시대의 신중년이 사는 법』이 책은 그렇게 태어났다.

단순한 인생 지침서가 아니다.


‘신중년’이라는 이름 안에 담긴 수많은 삶의 조각들,

그 조각들과 내가 만나 나눈 이야기,

그 속에서 피어난 문장과 성장의 이유를 담았다.


지금도 그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써 내려갈 것이다.

1111.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신중년이 글쓰기를 해야 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