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째, 단어들은 나타나 사라지길 반복한다.
정확히는 글자의 형태가 아닌 추상 기호에 가깝다.
머릿속을 시끄럽고 부산하게 만드는 그것들을 나는 싫어하는 편이다.
대학 졸업 후
아쉽게도 나는 말을 정제하는 법을 끝내 알지 못한 채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멋지고 새로운 인간관계에서
단어로 이루어진 모든 부산물을 쏟아내다시피 했던 나는
이내 생각을 드러내지 않는 방향으로 패턴화 된 대화법을 발달시켰고,
한 동안 벙어리가 되었었다.
그러니까, 이것은 벙어리로 5년을 지낸 자의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