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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역수호자 Sep 28. 2023

(3) 그렇다면 역시 내가 이상한 것이다.

해외에 거주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방인으로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듯하다.


나는 한국인이지만

한국에서 이방인의 감각을 느낀다.


선천적으로 관습이나 당연히 그러해야 한다는 것들을 마주할 때면

뱃속이 간질간질해져 웃음이 터져 나올 듯 위태롭다.

그러나 웃는 순간 성역을 해치는 악인, 부적응자, 못 믿을 사람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부화장에서 익힌 의태가 없다면 

나는 일찌감치 사회적 단두대에 의해 목이 잘려나갔을 것이 틀림없으리라. 


이것을 어떻게 평생 참고 견딜까 궁금했으나

대부분 딱히 참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역시 내가 이상한 것이다.

나 자신에 대한 조소를 곁들여 성역 수호자임을 자처하고 다니는 것은 그러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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