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거짓말
The Negotiations for Healing
국민(초등) 학교 4학년때인가
몸에서 열이 나고 얼굴이 벌게져서
학교를 가지 못하고 집에 머물렀습니다.
버티고 살만했던지
만화방에 가서 만화를 빌려와서
하루종일 만화를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요즈음 저의 모습이
어릴 때의 상황처럼 몸이 이상했지만
버티고 살만했던지 평상시처럼 지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누군가를 만나고 또 헤어졌지만
모두를 기억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주머니가 비었던 시절에
누군가가 밥을 먹자고 하면
저는 시간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주머니가 비었어도
그냥 만나서 밥을 먹으면 되는데
저는 시간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좋아했던 사람들이
멀어져 가는 이유를 알면서도
저는 애써 담담한 척 거짓말을 했습니다.
좋아했던 작가님들이
멀어져 가는 이유를 알면서도
저는 애써 담담한 척 거짓말을 했습니다.
제가 거짓말을 한다고
저의 마음이 기분 나빠합니다.
슬프면 슬프다고 진심을 말하라고 합니다.
슬픈 것은 맞지만
떠나지 않고 곁에 남아준 분들이
저에게는 슬픔을 잊을만한 큰 기쁨입니다.
고백하자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저는 뻔뻔한 거짓말쟁이였습니다.
프라이드치킨을
함께 먹다가 한 조각이 남았을 때
저는 배가 부르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좋아하는 깜풍새우를
함께 먹다가 한 조각이 남았을 때
저는 살며시 젓가락을 내려놓았습니다.
교통사고가 크게나도
독감에 걸려도 대상포진에 걸려도
저는 참을만하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십여 년이 지났지만
매일 안정제로 어지럼증을 조절하며
저는 견딜만하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딸이 웃어도 딸이 울어도
딸이 아픈 것은 변하지 않는데
저는 점점 좋아진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딸이 아픈 이후로
와이프가 폐경기를 겪었는데
저는 전혀 몰랐다며 거짓말을 했습니다.
딸이 아픈 이후로
와이프의 갱년기가 왔는데도
저는 잘 받아주는 척 거짓말을 했습니다.
끊을 수는 없겠지만
거짓말을 줄일 수 있도록
저는 노력하고 더 노력하겠습니다.
이런 저의 말에 속지 마시고
'딸그림'과 '아빠글'이 마음을 움직인다면
계속 소통하며 서로를 응원했으면 좋겠습니다.
'딸그림아빠글'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시는
복 많이 받으실 소중한 여러분을 사랑합니다!